• 최종편집 2024-05-07(화)
 

<김종호 칼럼> 산림청의 도시숲에 대한 투자가 점점 커지고 있어 그래도 괜찮은 것인지 묻지 않을수 없다. 도시에는 당연히 지방자치단체가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올해 예산 1천670억원을 들여 도시숲과 정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면 기후대응 도시숲 117개소, 도시바람길숲 19개소, 자녀안심그린숲 69개소를 비롯하여 생활권역 실외정원 26개소, 소읍지역 실외정원 40개소, 실내정원 23개소 등 모두 294개소이다. 별의 별 이름의 도시숲을 만들어 예산을 투자하니 이것이 바람직한 일인지 의아심이 가는 것이다. 그 의아심은 '산림청은 산림으로 가야지 왜 도시에서 어슬렁 거리는가' 이다.

 

이에 산림청 도시숲경관과 김주열 과장은 "산림청은 앞으로도 도시숲과 정원조성으로 도시민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실현될수있도록 하고, 자연과 조화로운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 고 밝히고 있다. 이 말을 들으면 마치 대전시장에 출마하는 어떤 정치인의 연설같다. 

 

요즘은 산림청인지 산림청이 지방자치단체인지 알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필자가 보기엔 도시숲과 도시정원 등은 그 지역 지방자치단체 소관 같은데 왜 산림청에서 관여할까? 의구심이 계속 드는 것이다.

 

물론 산림청이 우리 산림에 대해 전반적으로 그 경영을 아주 잘 하고 있으면서 자투리로 도시숲 조성 관리에 관여한다면 그것은 좀 이해를 할수 있다. 아니 두손들고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산림경영이 엉망이라는 것이다. 우리 산림의 경영 수준은 산림선진국과 비교 터무니없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 웬 도시숲이라니 하며 도저히 이해할수 없다.

 

산림청이 그 조직과 예산으로 왜 자꾸 자기 영역이 아닌 다른 영역을 욕심 낼까? 이에 대해 심사숙고를 해 보자. 그것은 분명 자기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든가, 아니면 자기일은 이제 더이상 할일이 없다든가, 아니면 인원과 예산이 남아 도는 것이다. 분명 이같은 원인으로 산림청은 산에서 내려와 또는 산으로 가지 않고 도시로 가고 있는 것이다.


한번 더 깊히 들여다 보자.

우리나라 전체 산림면적은 2020년 기준 629만8천134 ha이다. 이중 산림청 소관인 국유림이 165만2천736ha이다. 민유림로 불리는 공유림 및 사유림은 모두 464만5천398ha이다. 이중 시도유림이 16만7천756ha, 시·군·구유림이 31만5천446ha, 사유림이 416만2천196ha이다. 이로써 국토의 산림비율은 62.72%이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산림청에서 관리하는 국유림과 민유림으로 구성된 사유림의 면적이다. 산림청이 왜 산림으로 가지 않고 도시에서 어물쩡 거리는지 그러한 행동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함이다.

 

산림청이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산림은 국유림이다. 국유림인 165만여ha에 대해 더이상 관리할 것이 없는 것으로 단정을 한 것은 아닌가 의심이 간다. 그 이유는 산림청은 지난 1970년대 민둥산을 대대적으로 조림에 손을 대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전쟁 등으로 황폐한 산림을 모두 푸르게 한 것이다. 이때 황폐한 산에 경제수종을 조림했더니 자꾸 고사해서 어쩔수 없이 비경제수종을 조림했다고 당시 산림기록에 남아 있다. 산림기록은 이어 '때가 되면 반드시 비경제수종을 경제수종으로 조림해야 한다' 라고 명시되어 있다. 

 

산림기록에서 말하는 때는 이미 지났다. 리기다소나무 참나무 오리나무 이런 수종은 이미 벌기령이 지나 모두 벌목하고 그 자리에 경제수종을 재 조림해야 하는 것이다. 산림청이 이 일을 하려면 30년은 매달려야 달성할수 있는 거대한 업무이다. 우선 임도를 대대적으로 만들어야 하고 임도를 따라 산림에 있는 기존 수종을 베어내고 그 자리에 새로운 경제수종을 조림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산림청은 이 중요한 수종갱신을 잊고 있는지 골치아파 외면하는 것인지 두손 놓고 있다. '이 수종갱신을 왜 안하느냐' 고 물으면 먼산만 바라보고 있다. 먼산만 바라보다가 도시로 몰려 가거나 국유림에 휴양시설 산림복지시설을 많이도 지어 놓고 그쪽으로 몰려 다닌다.

 

아마 산림청이 관할 할수 있는 권한이 국유림에 한정되다 보니 그럴수도 있다. 다시한번 언급하지만 국유림은 165만여ha이고 사유림은  416만2천196ha인 것이다. 사유림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 권한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산림개혁을 못한단 말인가. 그래서 필자는 산림경영 외에 투자되는 예산으로 사유림 매수를 권장한다. 여기서 말하는 도시숲 조성에 올해 1천670억원을 들인다 하니 이 돈만 가지고도 상당한 사유림을 매입할수가 있다.  지금 산림청 예산 절반 이상을 사유림 매입비용으로 사용할수가 있을 것이다. 

 

산림청은 꼭 시도해 보기 바란다. 또 하나는 사유림까지 산림청이 관리 할수 있는 권한을 갖도록 관련 법률을 개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상당히 어려운 과제이기는 하겠지만 선진산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필요불가결한 일일지 모르니 귀담아 듣기를 바란다.

 

- 김종호

건국대 졸업(서울)

신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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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칼럼 - 산림청 직원이 도시속으로 가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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