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25(화)
 

(3월의 시詩)

 

어느 3월의 완두콩/김종호


종자로 선택된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주름살로 뒤덮힌 몰골은 견디기 힘든 과정이다 습기하나 없는 작은 봉지속의 세상도 운명처럼 견뎌야 한다 때가 되어 축축한 흙속에 던져졌다 기절했는데 꿈을 꾸었다 부드러운 손길이 나쁘진 않았다 주름이 사라지고 몸이 부풀어 오르며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손과 발이 나오는 것을 보고 눈물이 나온다 아직은 부족하다 어디론가 움직여야 한다 빛을 찾아야 한다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꿈속일지라도 그쪽으로 발은 움직이고 손을 길게 뻗고 또 뻗어야 한다 세상 밖으로 나온 그곳은 다시 어둠의 색 뭔가 있을 것 같은 그림자 그러나 혼돈의 목소리


하얀 손은 점점 길어지고 더 이상 뻗으면 부러질것 같다 멈출수가 없는 불안한 지경 이렇게 끝나는 것인가 주변이 감지된다 혼자가 아니다 어둠속에서 보이는 것들 열병하듯 줄을 지어 두리번 거리는 수많은 동족들 어디선가 굵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웃자라면 안되는데


그들이 탄 검은 트레이는 나는듯 발코니 선반위에 놓여졌다 그곳은 냉혹하지만 뚜렷한 빛과 목소리가 있는 곳 위대한 해가 지나가는 곳 날개는 바람이 있어야 더 높이 우아하게 날수 있다고 했던가 손은 이제 날개가 되었다 날개부터 초록으로 변하는 신화 드디어 완두콩이 되어가고 있다 해가 빛나는 저 도시에 언젠가 본듯한 바람이 보이기 시작한다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졸업

신문기자

산림문학 등단

용인시 문학 현상공모 수혜

시집- 물고기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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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시詩 - 어느 3월의 완두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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