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25(화)
 

 

<1월의 시詩>

 

겨울비/김종호


1월 14일 겨울의 한복판에 겨울비가 내린다 겨울이 직선이라면 겨울비는 곡선이다 곡선이 직선의 독선을 겨우 풀면서 비틀거리며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아직도 중독된 의식이지만 걸어야 한다 움직여야 산다 주변 수많은 눈동자들은 그들을 지켜보며 응원 함성을 지른다 이것은 농성일까 탈출일까 경찰 추산으로 5억명이라 하고 주최자 측에선 50억 명이라 한다

 

작다 아기 손 같다 미세하다 그렇지만 쉬지 않고 이어서 내려와 두드린다 어루만진다 아 녹는다 겨울의 감옥이 무너진다 부드러움이 날카로운 쇠덩이를 녹인다 히틀러 이빨처럼 강력한 얼음은 차츰 녹아 겨울비와 합류한다 그렇다 얼음은 자유를 감금한 겨울의 철옹성 같은 감옥 눈은 세상의 다양성을 하얀 단일색으로 덮어버린 겨울의 만용 간신히 거리를 빠져나온 겨울의 물들은 탄천으로 합류한다

 

나는 이 모습을 용인 구성 어느 길가 찻집에 앉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밖으로 나와 본다 냇물이 된 거리의 물들은 다시 외친다 그 목소리가 우렁차다 졸 졸 졸 겨울이 가장 두려워 하는 소리 강력한 겨울조차도 차마 얼리지 못하는 소리 겨울이 파르르 몸을 떤다 세상은 아직도 헐린 감옥으로 질펀하다 미국이 영국과 들판에서 한바탕 벌인 그 한낮의 꿈도 이런 모습이였을까 드디어 인터넷을 통해 뉴스가 나온다 내일은 영하 10도 다 예상한 바다 벌써 수억년부터 겨울의 본능이다 

 

겨울비가 내린 다음날 화가 난 겨울은 이렇게 세상을 덮거나 감옥으로 만든다 나는 겨울비가 합류된 냇물을 따라 탄천을 걸었다 작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저씨 무엇일까 어디서 들려 오는 것일까 나무가지 끝에 걸려 있는 눈동자들 저들은 꽃일까 이파리일까 그 속을 들여다 본다 따뜻함 부드러움 미소 향기로움 그리고 눈동자 나무들은 모두 눈을 뜨고 겨울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겨울비를 부르는 것은 나무들이 아닐까 겨울이 느슨해지는 것을 가장 먼저 아는 파수꾼 냉혹한 겨울이라 해도 나무들의 눈동자는 빛나고 겨울비는 내린다는 사실 겨울이 벌써 두꺼운 옷속까지 들어 오기 시작한다  나는 겨울이 내게 준 감기로 기침을 멈출수가 없다

 

- 김종호

건국대 졸업(서울)

신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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