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25(화)
 

 <김종호 에세이> 자연은 큰 스승이다. 그래서 늘 인사를 나누며 산다. 크게 말하면 자연의 스승은 4분이다. 4분이라 함은 계절을 말한다. 봄과 여름 가을 겨울이다. 그 속의 풀과 물 등 대부분의 존재도 역시 필자의 스승이다. 그들은 살아가는 방법과 지혜를 가르쳐 준다. 그렇다면 '사람의 스승'과 '자연의 스승'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생각해 보자.

 

필자는 나이 60이 넘어 철이 없게도 사람의 스승에 대해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스승이란 무엇이던가. 또 국어사전을 보자. '자기를 가르쳐 이끌어 주는 사람'이다. '가르친다' 무엇을 가르친다는 말인가. '이끌어 준다' 무엇을 이끌어 준다는 것인가. 필자가 자의적으로 해석한다면 가르친다는 것은 수학 국어 등 지식을 가르쳐 주는 것이고, 이끌어 준다는 것은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사람의 스승은 지식과 삶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이 말이 맞는가. 스승은 지식과 삶을 가르쳐 주는가. 틀린 말은 아니다. 분명 맞는 말인데도 어딘가 모르게 개운치가 않다. 한발자국 더 나아가 보자. 사람이 사람을 가르친다. 댓가인 돈을 받는다.

 

여기서 필자는 사람의 스승에 대해 의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댓가를 받으면서 가르치는 것은 지식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식속에 삶의지혜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직접적인 삶의 교육은 주관적이다. 주관성이 꼭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잘못될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연을 통해 삶을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과제를 알기 위해서는 사람의 본능과 습성 그러니까 사람에 대해 일단 알아야 한다. 

 

사람은 어떤 행동패턴을 가지고 있는가. 변화무쌍하다. 변화무쌍한 자연과는 어떤 관계인가. 본래 사람은 자연의 일부이다. 때문에 자연처럼 산다. 그러니 자연과 더불어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그렇다. 사람도 자연을 닮은 것이다. 아니 사람 자체가 자연의 일부이다. 무슨 큰 것을 발견한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다 아는 것이다. 여기서 자연과 다른 것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일까. 바로 '댓가'이다. 그래서 필자는 사람의 스승에 대해 의심하게 된 원인이다. 결국 자연을 보면 사람을 알게 되는 것이다.

 

자연의 일부인 날씨 하나만 봐도 알수 있다. 조석으로 변한다. 아니 시간별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이 날씨가 사람인 것이다. 사람은 살면서 알게 모르게 해와 달 물과 산 구름 바람 풀과 나무 등을 닮는다. 크게는 계절을 직접적으로 닮아갈 것이다. 바로 변화이다. 변화에 대한 적응이다.

 

이제 되었다. 자연을 보면 사람을 알수 있는 것은 명확해 졌다. 그래서 자연을 읽는 것이다. 필자는 50대 이후 책을 거의 보지 않는다. 이 말을 자신있게 말한다. 부끄럽지 않다. 당당하다.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의도적이기 때문이다. 대신 자연을 읽는다. 풀을 읽고 바람을 읽고 물을 읽고 바다를 읽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새와 잠자리와 매뚜기 개미 등을 읽는다. 

 

오죽하면 자연과 더 밀착해지기 위해 사계절을 내 연인으로 삼았겠는가. 봄과 여름 가을 겨울은 늘 필자에게 사랑 고백을 한다. 봄이 되어 꽃이 피는 것은 봄이 필자에게 '당신 사랑해' 의 표언이다. 또 여름은 가끔 소니기를 퍼붓는데 이 소나기가 필자에 대한 사랑 고백이며, 가을여인은 낙엽을 떨어뜨리며 눈물을 흘리는 것이 필자에 대한 사랑고백이다. 

 

그렇다면 겨울은 어떻게 사랑 고백을 할까. 함박눈을 내린다. 그것이 사랑 고백이다. 겨울과 필자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하나 보자.

 

겨울 고백/


함박눈이 내린다

겨울 음성을 듣고 들판으로 달려간다

함박눈은 나를 향한 겨울의 사랑 고백


너는 처음처럼 다가오고 

나는 꿈을 꾸듯  다가가고

너는 속삭이며 나를 안고 

나는 설레이며 너를 바라보고


너는 쌓이고 쌓이고 또 쌓이고 

나는 너를 따라 걷고 걷고 하염없이 걷고


너의  소리없는 속삭임이 

그칠때쯤 우리는 꽃이 되었다

멈추어 서서 하얀 세상이 되었다

 

이제 이들을 더 자세히 살펴보자. 이 4명의 여인 중 여름과 겨울이 주도적이다. 봄과 가을은 그 세력이 약하다. 여름과 겨울로 가는 길목인 셈이다. 한번 보자. 이들은 끊임없이 갈등한다. 모두 갈등관계이다.

 

한번도 사이가 좋은 적이 없다. 그 갈등이 최고로 고조되는 시점이 바로 환절기이다. 필자는 환절기를 여인들의 전쟁으로 본다. 모두 필자를 온전하게 차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자연의 현상을 사람은 빼 닮은 것이다. '사계절은 늘 갈등관계이며 순환한다' 로 결론을 짓는다면 사람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사람이 두렵지 아니한가. 사람은 다투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다툰다는 의미는 지면 다치고 죽거나 노예가 될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죽거나 노예라는 표현에 반감을 가질수가 있는데 원초적인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람은 법을 만들어 규제하지만 근본적인 것은 아니다. 

 

세상이 이런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우리는 늘 준비를 하고 살아야 할 것이다. 개인도 조직도 기업도 국가도 거기에 맞는 크기 만큼 늘 준비를 하고 살아야 할 것이다. 평화관계가 유지되는 것은 허상이다. 여름과 겨울처럼 힘의 우열이 확연하게 가려졌기 때문이다. 환절기가 오면 극명하게 대립할 것이다. 

 

이제 구체적으로 자연속으로 들어가 보자. 바람을 시련으로 보았을때 바람앞에 의젓하게 서 있는 생명체가 있는가. 모두 춤을 추어야 산다. 풀과 꽃과 물과 나무 모두 바람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를 했다. 바람이 불면 흔들려야 살수 있는 것이다. 해가 비추면 고개를 들고 비가 내리면 고개를 숙이고 겨울이 오면 내 수족의 일부를 버리고 죽은 듯이 살아야 한다. 이 세상엔 이 사계절이 있어서 잘 돌아간다.

 

여름만 있는 세상도 있지만 그 세상이 바람직 한가. 여기서 발전의 원동력은 창의이며 갈등이며 불편 그리고 경쟁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여기서 겨울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필자는 겨울을 전환기로 본다. 혁신으로 본다. 독재로 본다. 어떤 경우에는 죽음으로 본다. 

 

이 겨울이 지나야 다시 봄이 오는 것은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부정하고 싶은 자연의 현상이다. 사람도 이와 빼닮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는 세상도 이 사계절이 존재함으로써 자연이 잘 돌아가는 것처럼 사람의 세상도 잘 돌아갈수 있다고 말하면 공감 하겠는가. 우리는 이 자연의 섭리에서 벗어 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람은 스승이다. 책도 스승이다. 그러나 자연은 큰 스승이다.

 

- 김종호

건국대 졸업(서울)

신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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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에세이 - '자연은 큰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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