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25(화)
 

<2월의 시詩>

 

설날 정육점/김종호


붉은 앞치마를 입은 사람들이 긴 칼로 

고깃살을 다듬고 있다 삼겹살의 지글지글 

끓는 소리를 자르기도 하고 사위를 위해 

갈빗살을 재우려는 장모의 마음을 

헤아리기도 한다


살과 기름을 섞어 옷을 만들고 지붕을 

이는 서까래를 세우고 구중궁월의 

터줏대감도 옆에 놓여 있다 

진열장엔 들판의 풀꽃처럼 붉은 꽃이 

피고 꽃잎마다 식욕의 실개천이 

실타래처럼 흐른다 


냉동기계 소리는 함박눈처럼 내리는데 

하얀 냉기는 고요하기만 하다 

수많은 사람들의 눈이 그들의 속살을 

찢고 살과 비계의 비율을 계산하고 있을 때 


발자국 소리들은 아직도 꿈인 듯 전시장에서 

달아나려는 본능을 깨운다 설날 아침 

설레임이 넘쳐 갈빗살 서너개가 쇼핑카트에 

담겨진다

 

- 김종호시인

 

건국대 졸업(서울)
산림문학 등단
한국작가회의 회원
산림문학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용인지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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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시詩 - 설날 정육점/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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