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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마늘 - 12월의 시詩
<12월의 시詩> 겨울 마늘 / 김종호 텃밭에 심어진 토종 육쪽마늘 누가 나를 겨울이 오는 흙속에 묻었는가 누가 나의 발에 물을 뿌리고 나의 마음에 설레임을 불어 넣었는가 나는 분명 봄을 보았을 뿐이다 재빨리 하얀 뿌리를 내린 이유다 실눈을 뜨고 내다본 세상은 겨울 아 냉혹함에 밀려오는 외로움 힘들어 견디지 못하고 나오는 눈물 나는 차라리 두 눈을 감았다 귀도 막고 호흡까지 멈춰야만 했다 그나마 하얀 뿌리가 있어 저 깊은 지구의 꿈틀거림을 감지하고 있다 살아 있는 것은 잠들어야 하는 겨울 다들 떠나버린 들판에 나는 왜 서 있는가 겨울 해도 따뜻할 때가 있다 가끔은 겨울비도 내린다 한낮에 언 몸을 뿌리에서 꿈틀거려 본다 눈을 떠 본다 귀를 열고 천천히 호흡을 한다. 얼음과 눈보라 속에서 나는 기어코 마늘이 되어야 한다 12월, 이제서야 나는 겨울을 넌지시 바라본다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졸업(서울) 신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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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에세이 - 인사의 변화
<김종호 에세이 - 인사의 변화> 나에게 인사하는 사람에게 기분이 좋지 않은 적이 있는지요. 그럴리 없다고 하겠지요. 어떤 사람이 나에게 인사를 하는데 기분이 좋지 않다니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라고 말하겠지요. 그러나 사실 전 기분이 언찮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인사하지 말라고 까지 말을 했죠. 그랬더니 그 사람은 저에게 더 화를 내면서 "참내, 인사도 못하겠네요." 하면서 돌아섰습니다. 이렇게 해서 제가 좀 까칠한 사람으로 인식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인사는 분명 저에게 별로 기분이 좋은 인사는 아니였습니다. 바로 '수고하셨어요, 수고하세요' 라는 인사입니다. 그 인사를 받았을때 바로 제가 느낌 감정은 아니 내가 무슨 막노동이라도 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내가 무슨 수고를 한다고... 그렇게 인사하는 그 사람을 한두번 만날것도 아니고 자주 만나야 하는데 그동안 그 인사가 반복되어 온 것이죠. 만나면 '수고하셨어요' 가면서는 '수고하세요' 늘 이런식입니다. 이 인사법이 왜 기분이 나쁠까요. 우리들은 사람을 만나면 인사를 하게 됩니다. 제가 어린 시절엔 마을에서 어른을 만나면 '진지잡수셨습니까' 라고 인사를 하였고, 나이 어린 사람을 만나면 '밥은 먹었냐' 라고 인사를 했죠. 아니면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잘 잤냐' 이때 시대가 아마 육이오를 겪은 1950년대부터 1970년때까지 30년인가 봅니다. 불행한 육이오를 거치면서 생겨난 인사법이지요. 당시 3끼 밥 먹으면 아주 잘 사는 것이지요. 간밤에 어느놈이 해치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그렇다면 1970년대 이후엔 어떤 인사법이 유행했을까요. 바로 '수고' 라는 인사입니다. '수고하세요' , '수고하셨습니다' 이런 인사법이 만연되었습니다. 이 인사법은 요즘도 가끔 사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시엔 밭일 노동일 집안일 온통 몸으로 때우는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인사법이 유행했나 봅니다. 부모형제는 물론 직장 상하간 또는 친구와도 이런 인사를 하곤 했습니다. 온 나라 구석구석에서 수고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인사가 만연되었죠. 국어사전 상 수고<受苦>의 뜻은 '일을 하느라고 힘들이고 애씀' 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일' 은 무엇일까요. '생산적인 목적을 위하여 몸이나 정신을 쓰는 모든 활동' 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수고하세요' 라는 인사는 틀린 인사법이 아닙니다. 육체노동이나 정신노동이나 모두 일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 '수고하세요' 라는 인사에 기분이 나쁠까요. 제 생각은 시대에 맞지 않는 인사법이기 때문입니다. 나를 하대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나를 노동일 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이 인사는 과거 우리가 힘들게 살때 유행하던 인사법으로 육체노동의 성격이 강합니다. 예를 들죠. 회사에서 신입사원이 퇴근 하면서 사장에게 '수고하세요' 라고 인사하면 어떨까요. 또는 사장이 퇴근하는데 직원이 '수고하셨어요' 하며 인사하면 어떨까요. 사실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보다 더 좋은 인사가 있을까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요즘은 어떤 인사법이 있을까요. 여러분은 요즘 인사를 어떻게 하십니까. '안녕하세요'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또는 '편안하세요' 이런 인사를 많이 하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이런 인사법이 유행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제 먹고살만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먹고 살만하니 건강해라 행복해라 편안해라 이런 인사가 유행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직장 상사를 만날땐 '안녕하세요' 헤어질땐 '먼저 가겠습니다 또는 안녕히 가세요' 이런 인사가 좋을 것으로 봅니다. 상사가 아니라 해도 평소 수고하셨어요 보다는 안녕히 가세요 수고하세요 보다는 먼저 가겠습니다 라는 인사법이 무난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친구 또는 편안한 사람에게는 잘가 아니면 또 보자 먼저 간다 이런식의 인사법이 좋을 듯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대는 참으로 많은 변화를 겪으며 살아갑니다. 우선 자동차부터 컴퓨터와 그 컴퓨터로 인해 나타나는 변화들. 그뿐이 아닙니다. 문화에서도 빠르게 변화를 합니다. 특히 명절에 대한 변화입니다. 요즘엔 명절에 해외여행 가는 사람이 많아 비행기 예약조차 힘이 든다고 합니다. 과거엔 추석이나 설날에 집을 떠나 여행을 한다면 한마디로 '싸가지 없는 놈' 으로 낙인이 찍힙니다. 생각조차 할수 없는 일이죠. 추석엔 반드시 성묘를 다녀와야 하고요. 성균관인가요. 거기에서 제사에 대해 여론조사를 했는데 '50% 넘게 지내지 않겠다' 고 답변했답니다. 향후 제사도 간편하게 변할 것 같아요 추석과 설날 풍경도 많이 변할 것 같습니다. 인사법도 갈수록 간편하게 변화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요즘 만나면 진지 잡수셨습니까 아니면 잘 주무셨습니까 아니면 간밤에 편안하셨지요 하고 인사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찬가지로 수고하세요 또는 수고하셨어요 라는 인사법도 차츰 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건강과 행복 편안 이런 인사가 유행합니다. 이제 만나면 안녕하세요 헤어질땐 먼저 갑니다 안녕히 가세요 라는 인사 말고 다른 좋은 인사 방법은 어디 없을까요. - 김종호 건국대 졸업(서울) 신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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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에세이 - "시간아 고맙다"
<김종호 에세이> 살아온 세월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허전하다. 앞으로 어떻게 살까 궁리를 하다가 영어회화 공부를 할까 하다가 아내가 여행을 가자는 곳을 생각하다가 생각만 하다가 실천하지 못하는 그러니까 이제 세상에서 호기심이 대부분 사라졌다는 사실에서 허전한 것이다. 호기심이 이렇게 중요했단 말인가. 호기심이 실천의 원동력이였단 말인가. 나에겐 유난히 호기심이 많았다. 어디를 여행가면 하루 이틀 만에 그 근방은 모조리 뒤지고 다닌다. 길을 보고 건물을 보고 나무와 풀 하늘 바람 그리고 사람들을 본다. 그런 재미로 여행을 했다. 처음에 유럽여행을 할때 비행기 안에서조차 과연 유럽이라는 곳에 사람이 살까. 고교시절 세계사를 배워 알고 있는 그 유럽에 과연 그것들이 존재할까 세느강과 템즈강이 과연 있을까. 그곳의 나무들은 어떤 나무이고 풀은 어떤 풀일까. 기후는 알고 있는데로 온화하고 자주 비가 내릴까. 사람들은 금발머리도 많고 덩치가 클까. 알고 있는 이런 저런 정보들은 당연히 존재하겠지만 어쩐지 의심하고 싶었던 것이다. 의심을 해야 확인에 들어가기 때문인가. 아마 호기심 전의 마음이 의심이 아니겠는가. 이제 그런 호기심이 다 사라졌다. 사라졌다는 의미는 이제 세상을 거의 다 안다는 말과 같다. 유럽에 가니 알고 있는 그데로 였고 미국에 가니 마찬가지 이고 동남아시아에 가니 물론 알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제 다른 곳은 직접 가지 않아도 사전에 간접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사실을 믿는다. 그러니 호기심은 사라질수 밖에 없다. 자연을 알고 사람을 알았다. 사람의 경우는 자연이나 역사 현상 등과는 달라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영원히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남아 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사람에 대한 호기심조차 사라진지 오래됐다. 가끔 지긋지긋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사람을 찾는다. 사람을 찾으면서 사람을 만난후 또 싫어진다. 싫어진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람을 또 찾는다. 그렇게 반복되면서 그 중간의 시간이 바로 허전함이다. 외로운 것일까. 외롭다 하더라도 외롭다고 말하기는 싫다. 그 말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성과 연결되어 있는 듯 하다. 그래서 허전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외로움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외롭다는 것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내 마음은 사람을 통해 외로움을 해결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허전함이다. 농촌으로 귀촌해서 혼자 사는 친구에게 이 허전함에 대해 질문을 했다. 대답은 간단했다. '홀로 지내는 것이 얼마나 좋은데 허전하다니 너도 귀촌해' 라는 말이 숨도 쉬지 않고 들린다. 나이 들면서 이제 홀로 지내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인가. 시골에 살면 밤과 낮으로 할일이 많아져 허전함을 느낄 시간이 없다는 말인가. 친구의 말은 진실일 것이다. 친구는 왜 아내를 도시에 남겨 놓고 시골로 내려 갔을까. 일선에서 은퇴하니 남는 것은 시간이다. 현직에 있을때 함께 있자고 그렇게 갈망하고 애원하던 시간은 이제 그때와는 달리 다른 얼굴을 하고 내 곁에 착 달라 붙어 떨어질줄을 모른다. 그때의 시간의 모습은 냉혹한 겨울이였지만 지금의 시간은 따뜻한 봄인듯 하다. 그러나 그런 시간이 징그럽다. 내가 징그럽게 느끼지는 것이다. 많으면 그런가. 부족하면 귀하고 많으면 징그럽단 말인가. 부부사이도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 징그러울때가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자주 다툰다는 말인가. 아무튼 시간은 나를 싱거운 사람으로 만들기도 하고 방황하는 사람으로 만들기도하고 뭔가 부족한 사람으로 느끼게 한다. 시간은 내 곁에서 나를 그렇게 만든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카톡에 올리게 하거나 유치한 글을 써서 페이스 북에 올리게 하고 나 자신에 대해 나열한 글을 올리기도 한다. 시간은 내가 나의 궤도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얼마나 유치한 일인가. 시간이 내 곁에 머물게 되면서 나는 이러한 시간의 역할이 나를 허전함에서 구명해 줄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행동함으로써 허전함이 사라질줄 알았다. 시간이 나를 움직이는 것일까. 분명 나는 원하지 않는데 그렇게 행동을 하고 있을때가 많다. 글을 올리고 사진을 올리고 동영상을 올리고 난후 나는 후회한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후엔 허전함이 더 밀려왔기 때문이다. 시간이 웃는다. 시간이 나를 비웃는 것인가. 무엇이 그렇게 우스운지 저기 서산에 걸터 앉아서 웃는다. 시간은 나만 붙잡아 놓고 있다. 가만 보면 나무도 풀도 바람도 구름도 아무것도 붙잡지 못하는 존재가 아닌가. 풀잎들은 시간과 관계없이 바람이 불면 춤을 추고 구름은 어디론가 떠나가고 때가 되면 어둠이 내리면서 달과 별이 나타난다. 시간은 나만 붙잡아 놓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싫다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결코 시간을 떠나 보내고 싶지는 않다. 과거처럼 시간이 부족한 상태로는 가고 싶지 않다. 시간을 즐기는 방법을 터득해야만 한다. 어린시절부터 대학시절 군대시절 그리고 사회에 나와 직장생활을 하면서 지금처럼 시간이 나에게 착 달라 붙어 있는 적은 없었다. 그러니 내가 지금의 시간을 감당할수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제 나의 시간과 함께 춤도 추고 놀이도 하고 여행도 가고 사랑도 할 것이다. 시간에는 계절이 있다. 계절은 시간이 만들어 낸 실상이다. 시간이 허상이라면 계절은 실상인 것이다. 시간이 지루하고 싫증이 나면 그 계절과 함께 어울리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그래서 난 계절을 여인으로 가정하고 내 연인으로 만들려고 한다. 생각하니 참 웃긴다. 그렇게 되면 세상에서 내 연인은 4명이다. 그 이름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어쩌면 시간이 나에게 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미울때도 있고 과거처럼 일을 만들어 시간을 떠나 보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계절은 시간이 나에게 준 선물이라는 생각에서 나의 시간에 대한 관념은 완전히 변했다. 이제 이들과 지내면서 그 허전함을 잊는 것이다. 나이가 더 들면서 허전함은 심해질 것으로 보고 계절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어떻게든 터득해야 한다. 일단 내가 알고 있는 봄은 화려하지만 좀 철이 없을것 같다. 여름은 열정적이지만 사람을 지치게 하면 어쩌나 걱정이 들기도 한다. 가을은 낭만적이니 철없는 나와 아주 잘 맞을 것으로 본다. 가을과 함께 자주 춤을 추고 싶다. 가을은 아름다운 옷을 입고 나이팅게일 춤을 출 것이고 나는 세상에서 이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 감동할 것이다. 겨울은 냉혹하다. 조심해야 한다. 조금만 방심하면 감기도 주고 몸살도 주고 사고로 상처도 준다. 반면 꽃보다 더 아름다운 눈꽃을 준다. 이렇게 이들과 살아갈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난 인생의 허전함을 잊고 사는 것이다. 시간아 고맙다. - 김종호 건국대 졸업(서울) 신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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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시詩 - 의혹의 시대/김종호
<11월의 시詩> 의혹의 시대/김종호 음이 날아간다 숲과 전답을 지나 아파트 위에 앉더니 잠자리처럼 주변에서 맴돈다 허공에 선을 하나 만들어 타기 시작한다 공간이 출렁거린다 나무들이 가지를 흔들며 다가오고 꽃들이 노란 속살을 보이며 웃기 시작한다 서릿발 속에서 파랑새 한마리 노랑 봉투를 물고 날아온다 시간은 가늘게 떨고 음이 흩어졌다가 어둠속에서 집중된다 눈빛이 날아간다 뚱뚱한 남자의 마음이 실려 송곳처럼 날아간다 폭포소리가 들리는 들판에서 밤 부엉이 소리를 들으며 달려가더니 없던 들꽃길이 열린다 검은 맥박들이 길을 따라 걸어가고 드디어 꽃눈과 만나 장막 뒤에 설치된 커다란 화면속으로 들어간다 소문이 흐느적 거린다 소문은 나비처럼 춤을 추다가 젊은 그녀에게 선녀의 옷을 입혀주었다 그 옷을 입은 그녀는 기어코 강을 건넌다 강 넘어엔 붉은 사과들이 무수히 열리고 늙은 여자는 드디어 사과를 담은 상자를 세어본다 그들은 강가를 지나 안개낀 갈대숲으로 들어간다 갈대숲 가장자리에 일찍이 자리잡은 동백꽃 한송이 빨갛에 웃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언덕위의 수많은 동백들도 빨갛게 웃는다 파란 지붕은 큰 문을 열고 그들은 바람과 물이 노는 그곳에 자리를 잡는다 그들의 뼈와 살은 아직도 꿈틀거리고 피는 펄펄 끓고 있다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정외과 졸업(서울) 신문기자 산림문학 등단 용인시 문학 현상공모 200만원 수혜 시집 - 물고기 날다 용인문협 회원 산림문학 회원 한국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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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문학상 시행 공고, 2명에게 각 100만원 상금
(사)한국산림문학회(이사장 김선길)는 2023년 제10회 산림문학상 시행 공고를 지난 10월29일 냈다. 공고문은 산림문학상 시행에 대해 '문학작품 중 숲사랑 ․ 생명존중 ․ 녹색환경보전의 가치와 중요성을 작품의 주제로 부각시켜 국민의 ‘정서녹화’에 크게 공헌한 문학작품을 발굴하여 시상함으로써 회원 작가의 창작 의욕을 북돋우고 산림문학의 지향점을 심화시켜 우리나라 ‘산림문학’ 창달에 기여하는 한편, 산림문화 · 녹색정신의 공감대와 실천 의지를 널리 확산시키기 위하여' 라고 밝혔다. 시상인원은 2명으로 문학장르 부문별 각1명에게 100만원이 주어진다. 문학장르는 운문부(시 시조 동시)와 산문부(소설 동화 수필 희곡 평론)으로 구분한다. 작품주제는 '숲사랑 생명존중 녹색환경보전의 가치와 중요성 부각' 이다. 심사 대상 작품은 먼저 산림문학 통권 48호에서 51호에 게재된 회원 작품으로서 작가 본인의 추천없이 게재된 모든 회원 작품이다. 다만 2021년에서 2023년에 입회한 작가는 심사대상에서 제외된다. 두번째 심사대상 작품은 회원 개인 작품집이다. 2022년 10월1일부터 2023년 9월 30일까지 사이에 최초 발간된 회원 개인 작품집 중 본인 또는 타인이 추천한 1작품이 해당된다. 작품 제출은 작품집 1부로 접수처는 서울 국립산림과학원 나무병원 2층이며 기간은 11월10일부터 12월1일까지다. 심사위원은 산림문학회 이사장이 위촉한다. 수상대상자 발표는 12월27일이다. 시상은 2024년 정기총회 또는 별도 계획에 따라 진행된다. 시상방법은 (사)한국산림문학회 이사장 명의로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수상대상자가 수상을 거부하는 경우 또는 기타 사유로 당초 수상대상자에게 시상할 수 없는 경우에는 차순위자에게 시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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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시詩 - 해의 길/김종호
<10월의 시詩> 해의 길/ 김종호 해는 별들의 선택을 받으면 그때부터 그림을 그려나간다 그렇다고 독단적으로 그리는 것은 아니다 기준이 있다 초록을 바탕으로 칠한 다음 한밤에 이곳 저곳의 호수에 비친 달들의 의견을 들어가며 그려 나간다 다만 늘 같은 그림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대부분 연두색으로 시작해 붉고 노랑색으로 마감하기를 좋아한다 10월은 해가 가장 바쁜 때이다 해는 검정이 좋다고 하여 초록을 검정으로 칠할수가 없다 간혹 별의 대표인 샛별 등 별자리 별들이 나서서 붉은색이 마음에 안든다 노랑색이 너무 진하다 등 간섭을 하기도 한다 떨어진 대표 별조차 늑대처럼 고기한덩이 물고와 이것이 증거라며 울부짓기도 한다 구름이 해를 감금할때 세상이 어두워지지만 그때도 모두 나쁜것은 아니다 바람이 해가 만든 그림을 찢기라도 하면 잠시 소란스럽지만 그때도 모두 변하는 것은 아니다 이때조차 해는 화가 난다며 사과를 노랗게 배를 빨갛게 그리는 경우는 아직 본적이 없다 해에 따라 세상이 달라지는 것처럼 보일수 있으나 멀리보면 가는 길이 거의 같다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정외과 졸업(서울) 신문기자 산림문학 등단 용인문협 회원 산림문학 회원 한국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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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마늘 - 12월의 시詩
- <12월의 시詩> 겨울 마늘 / 김종호 텃밭에 심어진 토종 육쪽마늘 누가 나를 겨울이 오는 흙속에 묻었는가 누가 나의 발에 물을 뿌리고 나의 마음에 설레임을 불어 넣었는가 나는 분명 봄을 보았을 뿐이다 재빨리 하얀 뿌리를 내린 이유다 실눈을 뜨고 내다본 세상은 겨울 아 냉혹함에 밀려오는 외로움 힘들어 견디지 못하고 나오는 눈물 나는 차라리 두 눈을 감았다 귀도 막고 호흡까지 멈춰야만 했다 그나마 하얀 뿌리가 있어 저 깊은 지구의 꿈틀거림을 감지하고 있다 살아 있는 것은 잠들어야 하는 겨울 다들 떠나버린 들판에 나는 왜 서 있는가 겨울 해도 따뜻할 때가 있다 가끔은 겨울비도 내린다 한낮에 언 몸을 뿌리에서 꿈틀거려 본다 눈을 떠 본다 귀를 열고 천천히 호흡을 한다. 얼음과 눈보라 속에서 나는 기어코 마늘이 되어야 한다 12월, 이제서야 나는 겨울을 넌지시 바라본다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졸업(서울) 신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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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마늘 - 12월의 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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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에세이 - 인사의 변화
- <김종호 에세이 - 인사의 변화> 나에게 인사하는 사람에게 기분이 좋지 않은 적이 있는지요. 그럴리 없다고 하겠지요. 어떤 사람이 나에게 인사를 하는데 기분이 좋지 않다니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라고 말하겠지요. 그러나 사실 전 기분이 언찮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인사하지 말라고 까지 말을 했죠. 그랬더니 그 사람은 저에게 더 화를 내면서 "참내, 인사도 못하겠네요." 하면서 돌아섰습니다. 이렇게 해서 제가 좀 까칠한 사람으로 인식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인사는 분명 저에게 별로 기분이 좋은 인사는 아니였습니다. 바로 '수고하셨어요, 수고하세요' 라는 인사입니다. 그 인사를 받았을때 바로 제가 느낌 감정은 아니 내가 무슨 막노동이라도 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내가 무슨 수고를 한다고... 그렇게 인사하는 그 사람을 한두번 만날것도 아니고 자주 만나야 하는데 그동안 그 인사가 반복되어 온 것이죠. 만나면 '수고하셨어요' 가면서는 '수고하세요' 늘 이런식입니다. 이 인사법이 왜 기분이 나쁠까요. 우리들은 사람을 만나면 인사를 하게 됩니다. 제가 어린 시절엔 마을에서 어른을 만나면 '진지잡수셨습니까' 라고 인사를 하였고, 나이 어린 사람을 만나면 '밥은 먹었냐' 라고 인사를 했죠. 아니면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잘 잤냐' 이때 시대가 아마 육이오를 겪은 1950년대부터 1970년때까지 30년인가 봅니다. 불행한 육이오를 거치면서 생겨난 인사법이지요. 당시 3끼 밥 먹으면 아주 잘 사는 것이지요. 간밤에 어느놈이 해치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그렇다면 1970년대 이후엔 어떤 인사법이 유행했을까요. 바로 '수고' 라는 인사입니다. '수고하세요' , '수고하셨습니다' 이런 인사법이 만연되었습니다. 이 인사법은 요즘도 가끔 사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시엔 밭일 노동일 집안일 온통 몸으로 때우는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인사법이 유행했나 봅니다. 부모형제는 물론 직장 상하간 또는 친구와도 이런 인사를 하곤 했습니다. 온 나라 구석구석에서 수고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인사가 만연되었죠. 국어사전 상 수고<受苦>의 뜻은 '일을 하느라고 힘들이고 애씀' 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일' 은 무엇일까요. '생산적인 목적을 위하여 몸이나 정신을 쓰는 모든 활동' 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수고하세요' 라는 인사는 틀린 인사법이 아닙니다. 육체노동이나 정신노동이나 모두 일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 '수고하세요' 라는 인사에 기분이 나쁠까요. 제 생각은 시대에 맞지 않는 인사법이기 때문입니다. 나를 하대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나를 노동일 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이 인사는 과거 우리가 힘들게 살때 유행하던 인사법으로 육체노동의 성격이 강합니다. 예를 들죠. 회사에서 신입사원이 퇴근 하면서 사장에게 '수고하세요' 라고 인사하면 어떨까요. 또는 사장이 퇴근하는데 직원이 '수고하셨어요' 하며 인사하면 어떨까요. 사실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보다 더 좋은 인사가 있을까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요즘은 어떤 인사법이 있을까요. 여러분은 요즘 인사를 어떻게 하십니까. '안녕하세요'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또는 '편안하세요' 이런 인사를 많이 하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이런 인사법이 유행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제 먹고살만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먹고 살만하니 건강해라 행복해라 편안해라 이런 인사가 유행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직장 상사를 만날땐 '안녕하세요' 헤어질땐 '먼저 가겠습니다 또는 안녕히 가세요' 이런 인사가 좋을 것으로 봅니다. 상사가 아니라 해도 평소 수고하셨어요 보다는 안녕히 가세요 수고하세요 보다는 먼저 가겠습니다 라는 인사법이 무난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친구 또는 편안한 사람에게는 잘가 아니면 또 보자 먼저 간다 이런식의 인사법이 좋을 듯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대는 참으로 많은 변화를 겪으며 살아갑니다. 우선 자동차부터 컴퓨터와 그 컴퓨터로 인해 나타나는 변화들. 그뿐이 아닙니다. 문화에서도 빠르게 변화를 합니다. 특히 명절에 대한 변화입니다. 요즘엔 명절에 해외여행 가는 사람이 많아 비행기 예약조차 힘이 든다고 합니다. 과거엔 추석이나 설날에 집을 떠나 여행을 한다면 한마디로 '싸가지 없는 놈' 으로 낙인이 찍힙니다. 생각조차 할수 없는 일이죠. 추석엔 반드시 성묘를 다녀와야 하고요. 성균관인가요. 거기에서 제사에 대해 여론조사를 했는데 '50% 넘게 지내지 않겠다' 고 답변했답니다. 향후 제사도 간편하게 변할 것 같아요 추석과 설날 풍경도 많이 변할 것 같습니다. 인사법도 갈수록 간편하게 변화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요즘 만나면 진지 잡수셨습니까 아니면 잘 주무셨습니까 아니면 간밤에 편안하셨지요 하고 인사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찬가지로 수고하세요 또는 수고하셨어요 라는 인사법도 차츰 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건강과 행복 편안 이런 인사가 유행합니다. 이제 만나면 안녕하세요 헤어질땐 먼저 갑니다 안녕히 가세요 라는 인사 말고 다른 좋은 인사 방법은 어디 없을까요. - 김종호 건국대 졸업(서울) 신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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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에세이 - 인사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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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에세이 - "시간아 고맙다"
- <김종호 에세이> 살아온 세월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허전하다. 앞으로 어떻게 살까 궁리를 하다가 영어회화 공부를 할까 하다가 아내가 여행을 가자는 곳을 생각하다가 생각만 하다가 실천하지 못하는 그러니까 이제 세상에서 호기심이 대부분 사라졌다는 사실에서 허전한 것이다. 호기심이 이렇게 중요했단 말인가. 호기심이 실천의 원동력이였단 말인가. 나에겐 유난히 호기심이 많았다. 어디를 여행가면 하루 이틀 만에 그 근방은 모조리 뒤지고 다닌다. 길을 보고 건물을 보고 나무와 풀 하늘 바람 그리고 사람들을 본다. 그런 재미로 여행을 했다. 처음에 유럽여행을 할때 비행기 안에서조차 과연 유럽이라는 곳에 사람이 살까. 고교시절 세계사를 배워 알고 있는 그 유럽에 과연 그것들이 존재할까 세느강과 템즈강이 과연 있을까. 그곳의 나무들은 어떤 나무이고 풀은 어떤 풀일까. 기후는 알고 있는데로 온화하고 자주 비가 내릴까. 사람들은 금발머리도 많고 덩치가 클까. 알고 있는 이런 저런 정보들은 당연히 존재하겠지만 어쩐지 의심하고 싶었던 것이다. 의심을 해야 확인에 들어가기 때문인가. 아마 호기심 전의 마음이 의심이 아니겠는가. 이제 그런 호기심이 다 사라졌다. 사라졌다는 의미는 이제 세상을 거의 다 안다는 말과 같다. 유럽에 가니 알고 있는 그데로 였고 미국에 가니 마찬가지 이고 동남아시아에 가니 물론 알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제 다른 곳은 직접 가지 않아도 사전에 간접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사실을 믿는다. 그러니 호기심은 사라질수 밖에 없다. 자연을 알고 사람을 알았다. 사람의 경우는 자연이나 역사 현상 등과는 달라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영원히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남아 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사람에 대한 호기심조차 사라진지 오래됐다. 가끔 지긋지긋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사람을 찾는다. 사람을 찾으면서 사람을 만난후 또 싫어진다. 싫어진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람을 또 찾는다. 그렇게 반복되면서 그 중간의 시간이 바로 허전함이다. 외로운 것일까. 외롭다 하더라도 외롭다고 말하기는 싫다. 그 말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성과 연결되어 있는 듯 하다. 그래서 허전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외로움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외롭다는 것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내 마음은 사람을 통해 외로움을 해결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허전함이다. 농촌으로 귀촌해서 혼자 사는 친구에게 이 허전함에 대해 질문을 했다. 대답은 간단했다. '홀로 지내는 것이 얼마나 좋은데 허전하다니 너도 귀촌해' 라는 말이 숨도 쉬지 않고 들린다. 나이 들면서 이제 홀로 지내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인가. 시골에 살면 밤과 낮으로 할일이 많아져 허전함을 느낄 시간이 없다는 말인가. 친구의 말은 진실일 것이다. 친구는 왜 아내를 도시에 남겨 놓고 시골로 내려 갔을까. 일선에서 은퇴하니 남는 것은 시간이다. 현직에 있을때 함께 있자고 그렇게 갈망하고 애원하던 시간은 이제 그때와는 달리 다른 얼굴을 하고 내 곁에 착 달라 붙어 떨어질줄을 모른다. 그때의 시간의 모습은 냉혹한 겨울이였지만 지금의 시간은 따뜻한 봄인듯 하다. 그러나 그런 시간이 징그럽다. 내가 징그럽게 느끼지는 것이다. 많으면 그런가. 부족하면 귀하고 많으면 징그럽단 말인가. 부부사이도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 징그러울때가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자주 다툰다는 말인가. 아무튼 시간은 나를 싱거운 사람으로 만들기도 하고 방황하는 사람으로 만들기도하고 뭔가 부족한 사람으로 느끼게 한다. 시간은 내 곁에서 나를 그렇게 만든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카톡에 올리게 하거나 유치한 글을 써서 페이스 북에 올리게 하고 나 자신에 대해 나열한 글을 올리기도 한다. 시간은 내가 나의 궤도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얼마나 유치한 일인가. 시간이 내 곁에 머물게 되면서 나는 이러한 시간의 역할이 나를 허전함에서 구명해 줄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행동함으로써 허전함이 사라질줄 알았다. 시간이 나를 움직이는 것일까. 분명 나는 원하지 않는데 그렇게 행동을 하고 있을때가 많다. 글을 올리고 사진을 올리고 동영상을 올리고 난후 나는 후회한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후엔 허전함이 더 밀려왔기 때문이다. 시간이 웃는다. 시간이 나를 비웃는 것인가. 무엇이 그렇게 우스운지 저기 서산에 걸터 앉아서 웃는다. 시간은 나만 붙잡아 놓고 있다. 가만 보면 나무도 풀도 바람도 구름도 아무것도 붙잡지 못하는 존재가 아닌가. 풀잎들은 시간과 관계없이 바람이 불면 춤을 추고 구름은 어디론가 떠나가고 때가 되면 어둠이 내리면서 달과 별이 나타난다. 시간은 나만 붙잡아 놓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싫다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결코 시간을 떠나 보내고 싶지는 않다. 과거처럼 시간이 부족한 상태로는 가고 싶지 않다. 시간을 즐기는 방법을 터득해야만 한다. 어린시절부터 대학시절 군대시절 그리고 사회에 나와 직장생활을 하면서 지금처럼 시간이 나에게 착 달라 붙어 있는 적은 없었다. 그러니 내가 지금의 시간을 감당할수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제 나의 시간과 함께 춤도 추고 놀이도 하고 여행도 가고 사랑도 할 것이다. 시간에는 계절이 있다. 계절은 시간이 만들어 낸 실상이다. 시간이 허상이라면 계절은 실상인 것이다. 시간이 지루하고 싫증이 나면 그 계절과 함께 어울리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그래서 난 계절을 여인으로 가정하고 내 연인으로 만들려고 한다. 생각하니 참 웃긴다. 그렇게 되면 세상에서 내 연인은 4명이다. 그 이름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어쩌면 시간이 나에게 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미울때도 있고 과거처럼 일을 만들어 시간을 떠나 보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계절은 시간이 나에게 준 선물이라는 생각에서 나의 시간에 대한 관념은 완전히 변했다. 이제 이들과 지내면서 그 허전함을 잊는 것이다. 나이가 더 들면서 허전함은 심해질 것으로 보고 계절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어떻게든 터득해야 한다. 일단 내가 알고 있는 봄은 화려하지만 좀 철이 없을것 같다. 여름은 열정적이지만 사람을 지치게 하면 어쩌나 걱정이 들기도 한다. 가을은 낭만적이니 철없는 나와 아주 잘 맞을 것으로 본다. 가을과 함께 자주 춤을 추고 싶다. 가을은 아름다운 옷을 입고 나이팅게일 춤을 출 것이고 나는 세상에서 이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 감동할 것이다. 겨울은 냉혹하다. 조심해야 한다. 조금만 방심하면 감기도 주고 몸살도 주고 사고로 상처도 준다. 반면 꽃보다 더 아름다운 눈꽃을 준다. 이렇게 이들과 살아갈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난 인생의 허전함을 잊고 사는 것이다. 시간아 고맙다. - 김종호 건국대 졸업(서울) 신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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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에세이 - "시간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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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시詩 - 의혹의 시대/김종호
- <11월의 시詩> 의혹의 시대/김종호 음이 날아간다 숲과 전답을 지나 아파트 위에 앉더니 잠자리처럼 주변에서 맴돈다 허공에 선을 하나 만들어 타기 시작한다 공간이 출렁거린다 나무들이 가지를 흔들며 다가오고 꽃들이 노란 속살을 보이며 웃기 시작한다 서릿발 속에서 파랑새 한마리 노랑 봉투를 물고 날아온다 시간은 가늘게 떨고 음이 흩어졌다가 어둠속에서 집중된다 눈빛이 날아간다 뚱뚱한 남자의 마음이 실려 송곳처럼 날아간다 폭포소리가 들리는 들판에서 밤 부엉이 소리를 들으며 달려가더니 없던 들꽃길이 열린다 검은 맥박들이 길을 따라 걸어가고 드디어 꽃눈과 만나 장막 뒤에 설치된 커다란 화면속으로 들어간다 소문이 흐느적 거린다 소문은 나비처럼 춤을 추다가 젊은 그녀에게 선녀의 옷을 입혀주었다 그 옷을 입은 그녀는 기어코 강을 건넌다 강 넘어엔 붉은 사과들이 무수히 열리고 늙은 여자는 드디어 사과를 담은 상자를 세어본다 그들은 강가를 지나 안개낀 갈대숲으로 들어간다 갈대숲 가장자리에 일찍이 자리잡은 동백꽃 한송이 빨갛에 웃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언덕위의 수많은 동백들도 빨갛게 웃는다 파란 지붕은 큰 문을 열고 그들은 바람과 물이 노는 그곳에 자리를 잡는다 그들의 뼈와 살은 아직도 꿈틀거리고 피는 펄펄 끓고 있다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정외과 졸업(서울) 신문기자 산림문학 등단 용인시 문학 현상공모 200만원 수혜 시집 - 물고기 날다 용인문협 회원 산림문학 회원 한국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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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시詩 - 의혹의 시대/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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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문학상 시행 공고, 2명에게 각 100만원 상금
- (사)한국산림문학회(이사장 김선길)는 2023년 제10회 산림문학상 시행 공고를 지난 10월29일 냈다. 공고문은 산림문학상 시행에 대해 '문학작품 중 숲사랑 ․ 생명존중 ․ 녹색환경보전의 가치와 중요성을 작품의 주제로 부각시켜 국민의 ‘정서녹화’에 크게 공헌한 문학작품을 발굴하여 시상함으로써 회원 작가의 창작 의욕을 북돋우고 산림문학의 지향점을 심화시켜 우리나라 ‘산림문학’ 창달에 기여하는 한편, 산림문화 · 녹색정신의 공감대와 실천 의지를 널리 확산시키기 위하여' 라고 밝혔다. 시상인원은 2명으로 문학장르 부문별 각1명에게 100만원이 주어진다. 문학장르는 운문부(시 시조 동시)와 산문부(소설 동화 수필 희곡 평론)으로 구분한다. 작품주제는 '숲사랑 생명존중 녹색환경보전의 가치와 중요성 부각' 이다. 심사 대상 작품은 먼저 산림문학 통권 48호에서 51호에 게재된 회원 작품으로서 작가 본인의 추천없이 게재된 모든 회원 작품이다. 다만 2021년에서 2023년에 입회한 작가는 심사대상에서 제외된다. 두번째 심사대상 작품은 회원 개인 작품집이다. 2022년 10월1일부터 2023년 9월 30일까지 사이에 최초 발간된 회원 개인 작품집 중 본인 또는 타인이 추천한 1작품이 해당된다. 작품 제출은 작품집 1부로 접수처는 서울 국립산림과학원 나무병원 2층이며 기간은 11월10일부터 12월1일까지다. 심사위원은 산림문학회 이사장이 위촉한다. 수상대상자 발표는 12월27일이다. 시상은 2024년 정기총회 또는 별도 계획에 따라 진행된다. 시상방법은 (사)한국산림문학회 이사장 명의로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수상대상자가 수상을 거부하는 경우 또는 기타 사유로 당초 수상대상자에게 시상할 수 없는 경우에는 차순위자에게 시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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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문학상 시행 공고, 2명에게 각 100만원 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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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시詩 - 해의 길/김종호
- <10월의 시詩> 해의 길/ 김종호 해는 별들의 선택을 받으면 그때부터 그림을 그려나간다 그렇다고 독단적으로 그리는 것은 아니다 기준이 있다 초록을 바탕으로 칠한 다음 한밤에 이곳 저곳의 호수에 비친 달들의 의견을 들어가며 그려 나간다 다만 늘 같은 그림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대부분 연두색으로 시작해 붉고 노랑색으로 마감하기를 좋아한다 10월은 해가 가장 바쁜 때이다 해는 검정이 좋다고 하여 초록을 검정으로 칠할수가 없다 간혹 별의 대표인 샛별 등 별자리 별들이 나서서 붉은색이 마음에 안든다 노랑색이 너무 진하다 등 간섭을 하기도 한다 떨어진 대표 별조차 늑대처럼 고기한덩이 물고와 이것이 증거라며 울부짓기도 한다 구름이 해를 감금할때 세상이 어두워지지만 그때도 모두 나쁜것은 아니다 바람이 해가 만든 그림을 찢기라도 하면 잠시 소란스럽지만 그때도 모두 변하는 것은 아니다 이때조차 해는 화가 난다며 사과를 노랗게 배를 빨갛게 그리는 경우는 아직 본적이 없다 해에 따라 세상이 달라지는 것처럼 보일수 있으나 멀리보면 가는 길이 거의 같다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정외과 졸업(서울) 신문기자 산림문학 등단 용인문협 회원 산림문학 회원 한국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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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시詩 - 해의 길/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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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시詩 - 밤의 수채화/김종호
- <9월의 시詩> 밤의 수채화/김종호 별들이 반짝이고요 넓은 평야 두줄 하얀 떡대 위를 따라 어머니 손 잡고 외갓집에서 돌아오는 길 숲속 비둘기 주둥이 오싹 오싹 어둔 밤을 뽑아내며 밤은 더 깊어지고 컹컹 먼 마을 큰 개 짓는 소리에 별들이 울렁거리더니 마침내 길게 떨어지는 유성 가을 밤 어둠속 두점이 은하수를 걸어간다 -------------------------------- 김종호시인 건국대 정외과 졸업(서울) 신문기자 산림문학 등단 용인문협 회원 산림문학 회원 한국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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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시詩 - 밤의 수채화/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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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시詩 - 당신의 음성/김종호
- 8월의 시詩 당신의 음성/김종호 하늘과 별들이 송두리째 잘려 나갔다 농부의 낫이 춤을 추면서 세상은 사라졌다 어둠속에서 꿈틀거려 보지만 아 멀고도 멀어진 나의 영혼이여 움직일수가 없다 그것은 분명 세상의 끝이였다 가느다란 맥박을 뻗어 지구 한가운데를 붙들고 흔들어 본다 시간을 찾아야 한다 당신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 촉각으로 세상을 느껴 본다 무당거미를 따라가며 그 무게를 더듬고 어둠속을 뒤지고 뒤져 시간을 불러본다 소금쟁이 물결 같은 작은 움직임 바로 시간이다 지구가 출렁 거린다 퇴적된 무게가 다가온다 발바닥에서 하늘이 꿈틀거린다 별들이 눈을 뜬다 작아진 키를 의식하듯 뒷통수를 긁적거린다 이제 바람 품에 안겨 사랑의 춤을 춘다 두꺼비가 혀속에 감춘 시간 해는 그 시간을 꺼내 안고 가고 그런 해의 등뒤를 충혈된 두 눈으로 바라본다 금간 하늘에 무수히 열린 별들이 영글어 간다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정외과 졸업 신문기자 산림문학 등단 용인문협 회원 산림문학 회원 한국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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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마늘 - 12월의 시詩
- <12월의 시詩> 겨울 마늘 / 김종호 텃밭에 심어진 토종 육쪽마늘 누가 나를 겨울이 오는 흙속에 묻었는가 누가 나의 발에 물을 뿌리고 나의 마음에 설레임을 불어 넣었는가 나는 분명 봄을 보았을 뿐이다 재빨리 하얀 뿌리를 내린 이유다 실눈을 뜨고 내다본 세상은 겨울 아 냉혹함에 밀려오는 외로움 힘들어 견디지 못하고 나오는 눈물 나는 차라리 두 눈을 감았다 귀도 막고 호흡까지 멈춰야만 했다 그나마 하얀 뿌리가 있어 저 깊은 지구의 꿈틀거림을 감지하고 있다 살아 있는 것은 잠들어야 하는 겨울 다들 떠나버린 들판에 나는 왜 서 있는가 겨울 해도 따뜻할 때가 있다 가끔은 겨울비도 내린다 한낮에 언 몸을 뿌리에서 꿈틀거려 본다 눈을 떠 본다 귀를 열고 천천히 호흡을 한다. 얼음과 눈보라 속에서 나는 기어코 마늘이 되어야 한다 12월, 이제서야 나는 겨울을 넌지시 바라본다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졸업(서울) 신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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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에세이 - 인사의 변화
- <김종호 에세이 - 인사의 변화> 나에게 인사하는 사람에게 기분이 좋지 않은 적이 있는지요. 그럴리 없다고 하겠지요. 어떤 사람이 나에게 인사를 하는데 기분이 좋지 않다니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라고 말하겠지요. 그러나 사실 전 기분이 언찮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인사하지 말라고 까지 말을 했죠. 그랬더니 그 사람은 저에게 더 화를 내면서 "참내, 인사도 못하겠네요." 하면서 돌아섰습니다. 이렇게 해서 제가 좀 까칠한 사람으로 인식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인사는 분명 저에게 별로 기분이 좋은 인사는 아니였습니다. 바로 '수고하셨어요, 수고하세요' 라는 인사입니다. 그 인사를 받았을때 바로 제가 느낌 감정은 아니 내가 무슨 막노동이라도 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내가 무슨 수고를 한다고... 그렇게 인사하는 그 사람을 한두번 만날것도 아니고 자주 만나야 하는데 그동안 그 인사가 반복되어 온 것이죠. 만나면 '수고하셨어요' 가면서는 '수고하세요' 늘 이런식입니다. 이 인사법이 왜 기분이 나쁠까요. 우리들은 사람을 만나면 인사를 하게 됩니다. 제가 어린 시절엔 마을에서 어른을 만나면 '진지잡수셨습니까' 라고 인사를 하였고, 나이 어린 사람을 만나면 '밥은 먹었냐' 라고 인사를 했죠. 아니면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잘 잤냐' 이때 시대가 아마 육이오를 겪은 1950년대부터 1970년때까지 30년인가 봅니다. 불행한 육이오를 거치면서 생겨난 인사법이지요. 당시 3끼 밥 먹으면 아주 잘 사는 것이지요. 간밤에 어느놈이 해치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그렇다면 1970년대 이후엔 어떤 인사법이 유행했을까요. 바로 '수고' 라는 인사입니다. '수고하세요' , '수고하셨습니다' 이런 인사법이 만연되었습니다. 이 인사법은 요즘도 가끔 사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시엔 밭일 노동일 집안일 온통 몸으로 때우는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인사법이 유행했나 봅니다. 부모형제는 물론 직장 상하간 또는 친구와도 이런 인사를 하곤 했습니다. 온 나라 구석구석에서 수고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인사가 만연되었죠. 국어사전 상 수고<受苦>의 뜻은 '일을 하느라고 힘들이고 애씀' 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일' 은 무엇일까요. '생산적인 목적을 위하여 몸이나 정신을 쓰는 모든 활동' 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수고하세요' 라는 인사는 틀린 인사법이 아닙니다. 육체노동이나 정신노동이나 모두 일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 '수고하세요' 라는 인사에 기분이 나쁠까요. 제 생각은 시대에 맞지 않는 인사법이기 때문입니다. 나를 하대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나를 노동일 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이 인사는 과거 우리가 힘들게 살때 유행하던 인사법으로 육체노동의 성격이 강합니다. 예를 들죠. 회사에서 신입사원이 퇴근 하면서 사장에게 '수고하세요' 라고 인사하면 어떨까요. 또는 사장이 퇴근하는데 직원이 '수고하셨어요' 하며 인사하면 어떨까요. 사실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보다 더 좋은 인사가 있을까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요즘은 어떤 인사법이 있을까요. 여러분은 요즘 인사를 어떻게 하십니까. '안녕하세요'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또는 '편안하세요' 이런 인사를 많이 하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이런 인사법이 유행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제 먹고살만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먹고 살만하니 건강해라 행복해라 편안해라 이런 인사가 유행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직장 상사를 만날땐 '안녕하세요' 헤어질땐 '먼저 가겠습니다 또는 안녕히 가세요' 이런 인사가 좋을 것으로 봅니다. 상사가 아니라 해도 평소 수고하셨어요 보다는 안녕히 가세요 수고하세요 보다는 먼저 가겠습니다 라는 인사법이 무난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친구 또는 편안한 사람에게는 잘가 아니면 또 보자 먼저 간다 이런식의 인사법이 좋을 듯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대는 참으로 많은 변화를 겪으며 살아갑니다. 우선 자동차부터 컴퓨터와 그 컴퓨터로 인해 나타나는 변화들. 그뿐이 아닙니다. 문화에서도 빠르게 변화를 합니다. 특히 명절에 대한 변화입니다. 요즘엔 명절에 해외여행 가는 사람이 많아 비행기 예약조차 힘이 든다고 합니다. 과거엔 추석이나 설날에 집을 떠나 여행을 한다면 한마디로 '싸가지 없는 놈' 으로 낙인이 찍힙니다. 생각조차 할수 없는 일이죠. 추석엔 반드시 성묘를 다녀와야 하고요. 성균관인가요. 거기에서 제사에 대해 여론조사를 했는데 '50% 넘게 지내지 않겠다' 고 답변했답니다. 향후 제사도 간편하게 변할 것 같아요 추석과 설날 풍경도 많이 변할 것 같습니다. 인사법도 갈수록 간편하게 변화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요즘 만나면 진지 잡수셨습니까 아니면 잘 주무셨습니까 아니면 간밤에 편안하셨지요 하고 인사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찬가지로 수고하세요 또는 수고하셨어요 라는 인사법도 차츰 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건강과 행복 편안 이런 인사가 유행합니다. 이제 만나면 안녕하세요 헤어질땐 먼저 갑니다 안녕히 가세요 라는 인사 말고 다른 좋은 인사 방법은 어디 없을까요. - 김종호 건국대 졸업(서울) 신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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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에세이 - 인사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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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에세이 - "시간아 고맙다"
- <김종호 에세이> 살아온 세월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허전하다. 앞으로 어떻게 살까 궁리를 하다가 영어회화 공부를 할까 하다가 아내가 여행을 가자는 곳을 생각하다가 생각만 하다가 실천하지 못하는 그러니까 이제 세상에서 호기심이 대부분 사라졌다는 사실에서 허전한 것이다. 호기심이 이렇게 중요했단 말인가. 호기심이 실천의 원동력이였단 말인가. 나에겐 유난히 호기심이 많았다. 어디를 여행가면 하루 이틀 만에 그 근방은 모조리 뒤지고 다닌다. 길을 보고 건물을 보고 나무와 풀 하늘 바람 그리고 사람들을 본다. 그런 재미로 여행을 했다. 처음에 유럽여행을 할때 비행기 안에서조차 과연 유럽이라는 곳에 사람이 살까. 고교시절 세계사를 배워 알고 있는 그 유럽에 과연 그것들이 존재할까 세느강과 템즈강이 과연 있을까. 그곳의 나무들은 어떤 나무이고 풀은 어떤 풀일까. 기후는 알고 있는데로 온화하고 자주 비가 내릴까. 사람들은 금발머리도 많고 덩치가 클까. 알고 있는 이런 저런 정보들은 당연히 존재하겠지만 어쩐지 의심하고 싶었던 것이다. 의심을 해야 확인에 들어가기 때문인가. 아마 호기심 전의 마음이 의심이 아니겠는가. 이제 그런 호기심이 다 사라졌다. 사라졌다는 의미는 이제 세상을 거의 다 안다는 말과 같다. 유럽에 가니 알고 있는 그데로 였고 미국에 가니 마찬가지 이고 동남아시아에 가니 물론 알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제 다른 곳은 직접 가지 않아도 사전에 간접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사실을 믿는다. 그러니 호기심은 사라질수 밖에 없다. 자연을 알고 사람을 알았다. 사람의 경우는 자연이나 역사 현상 등과는 달라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영원히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남아 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사람에 대한 호기심조차 사라진지 오래됐다. 가끔 지긋지긋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사람을 찾는다. 사람을 찾으면서 사람을 만난후 또 싫어진다. 싫어진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람을 또 찾는다. 그렇게 반복되면서 그 중간의 시간이 바로 허전함이다. 외로운 것일까. 외롭다 하더라도 외롭다고 말하기는 싫다. 그 말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성과 연결되어 있는 듯 하다. 그래서 허전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외로움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외롭다는 것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내 마음은 사람을 통해 외로움을 해결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허전함이다. 농촌으로 귀촌해서 혼자 사는 친구에게 이 허전함에 대해 질문을 했다. 대답은 간단했다. '홀로 지내는 것이 얼마나 좋은데 허전하다니 너도 귀촌해' 라는 말이 숨도 쉬지 않고 들린다. 나이 들면서 이제 홀로 지내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인가. 시골에 살면 밤과 낮으로 할일이 많아져 허전함을 느낄 시간이 없다는 말인가. 친구의 말은 진실일 것이다. 친구는 왜 아내를 도시에 남겨 놓고 시골로 내려 갔을까. 일선에서 은퇴하니 남는 것은 시간이다. 현직에 있을때 함께 있자고 그렇게 갈망하고 애원하던 시간은 이제 그때와는 달리 다른 얼굴을 하고 내 곁에 착 달라 붙어 떨어질줄을 모른다. 그때의 시간의 모습은 냉혹한 겨울이였지만 지금의 시간은 따뜻한 봄인듯 하다. 그러나 그런 시간이 징그럽다. 내가 징그럽게 느끼지는 것이다. 많으면 그런가. 부족하면 귀하고 많으면 징그럽단 말인가. 부부사이도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 징그러울때가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자주 다툰다는 말인가. 아무튼 시간은 나를 싱거운 사람으로 만들기도 하고 방황하는 사람으로 만들기도하고 뭔가 부족한 사람으로 느끼게 한다. 시간은 내 곁에서 나를 그렇게 만든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카톡에 올리게 하거나 유치한 글을 써서 페이스 북에 올리게 하고 나 자신에 대해 나열한 글을 올리기도 한다. 시간은 내가 나의 궤도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얼마나 유치한 일인가. 시간이 내 곁에 머물게 되면서 나는 이러한 시간의 역할이 나를 허전함에서 구명해 줄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행동함으로써 허전함이 사라질줄 알았다. 시간이 나를 움직이는 것일까. 분명 나는 원하지 않는데 그렇게 행동을 하고 있을때가 많다. 글을 올리고 사진을 올리고 동영상을 올리고 난후 나는 후회한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후엔 허전함이 더 밀려왔기 때문이다. 시간이 웃는다. 시간이 나를 비웃는 것인가. 무엇이 그렇게 우스운지 저기 서산에 걸터 앉아서 웃는다. 시간은 나만 붙잡아 놓고 있다. 가만 보면 나무도 풀도 바람도 구름도 아무것도 붙잡지 못하는 존재가 아닌가. 풀잎들은 시간과 관계없이 바람이 불면 춤을 추고 구름은 어디론가 떠나가고 때가 되면 어둠이 내리면서 달과 별이 나타난다. 시간은 나만 붙잡아 놓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싫다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결코 시간을 떠나 보내고 싶지는 않다. 과거처럼 시간이 부족한 상태로는 가고 싶지 않다. 시간을 즐기는 방법을 터득해야만 한다. 어린시절부터 대학시절 군대시절 그리고 사회에 나와 직장생활을 하면서 지금처럼 시간이 나에게 착 달라 붙어 있는 적은 없었다. 그러니 내가 지금의 시간을 감당할수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제 나의 시간과 함께 춤도 추고 놀이도 하고 여행도 가고 사랑도 할 것이다. 시간에는 계절이 있다. 계절은 시간이 만들어 낸 실상이다. 시간이 허상이라면 계절은 실상인 것이다. 시간이 지루하고 싫증이 나면 그 계절과 함께 어울리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그래서 난 계절을 여인으로 가정하고 내 연인으로 만들려고 한다. 생각하니 참 웃긴다. 그렇게 되면 세상에서 내 연인은 4명이다. 그 이름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어쩌면 시간이 나에게 준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미울때도 있고 과거처럼 일을 만들어 시간을 떠나 보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계절은 시간이 나에게 준 선물이라는 생각에서 나의 시간에 대한 관념은 완전히 변했다. 이제 이들과 지내면서 그 허전함을 잊는 것이다. 나이가 더 들면서 허전함은 심해질 것으로 보고 계절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어떻게든 터득해야 한다. 일단 내가 알고 있는 봄은 화려하지만 좀 철이 없을것 같다. 여름은 열정적이지만 사람을 지치게 하면 어쩌나 걱정이 들기도 한다. 가을은 낭만적이니 철없는 나와 아주 잘 맞을 것으로 본다. 가을과 함께 자주 춤을 추고 싶다. 가을은 아름다운 옷을 입고 나이팅게일 춤을 출 것이고 나는 세상에서 이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 감동할 것이다. 겨울은 냉혹하다. 조심해야 한다. 조금만 방심하면 감기도 주고 몸살도 주고 사고로 상처도 준다. 반면 꽃보다 더 아름다운 눈꽃을 준다. 이렇게 이들과 살아갈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난 인생의 허전함을 잊고 사는 것이다. 시간아 고맙다. - 김종호 건국대 졸업(서울) 신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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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에세이 - "시간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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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시詩 - 의혹의 시대/김종호
- <11월의 시詩> 의혹의 시대/김종호 음이 날아간다 숲과 전답을 지나 아파트 위에 앉더니 잠자리처럼 주변에서 맴돈다 허공에 선을 하나 만들어 타기 시작한다 공간이 출렁거린다 나무들이 가지를 흔들며 다가오고 꽃들이 노란 속살을 보이며 웃기 시작한다 서릿발 속에서 파랑새 한마리 노랑 봉투를 물고 날아온다 시간은 가늘게 떨고 음이 흩어졌다가 어둠속에서 집중된다 눈빛이 날아간다 뚱뚱한 남자의 마음이 실려 송곳처럼 날아간다 폭포소리가 들리는 들판에서 밤 부엉이 소리를 들으며 달려가더니 없던 들꽃길이 열린다 검은 맥박들이 길을 따라 걸어가고 드디어 꽃눈과 만나 장막 뒤에 설치된 커다란 화면속으로 들어간다 소문이 흐느적 거린다 소문은 나비처럼 춤을 추다가 젊은 그녀에게 선녀의 옷을 입혀주었다 그 옷을 입은 그녀는 기어코 강을 건넌다 강 넘어엔 붉은 사과들이 무수히 열리고 늙은 여자는 드디어 사과를 담은 상자를 세어본다 그들은 강가를 지나 안개낀 갈대숲으로 들어간다 갈대숲 가장자리에 일찍이 자리잡은 동백꽃 한송이 빨갛에 웃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언덕위의 수많은 동백들도 빨갛게 웃는다 파란 지붕은 큰 문을 열고 그들은 바람과 물이 노는 그곳에 자리를 잡는다 그들의 뼈와 살은 아직도 꿈틀거리고 피는 펄펄 끓고 있다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정외과 졸업(서울) 신문기자 산림문학 등단 용인시 문학 현상공모 200만원 수혜 시집 - 물고기 날다 용인문협 회원 산림문학 회원 한국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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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시詩 - 의혹의 시대/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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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문학상 시행 공고, 2명에게 각 100만원 상금
- (사)한국산림문학회(이사장 김선길)는 2023년 제10회 산림문학상 시행 공고를 지난 10월29일 냈다. 공고문은 산림문학상 시행에 대해 '문학작품 중 숲사랑 ․ 생명존중 ․ 녹색환경보전의 가치와 중요성을 작품의 주제로 부각시켜 국민의 ‘정서녹화’에 크게 공헌한 문학작품을 발굴하여 시상함으로써 회원 작가의 창작 의욕을 북돋우고 산림문학의 지향점을 심화시켜 우리나라 ‘산림문학’ 창달에 기여하는 한편, 산림문화 · 녹색정신의 공감대와 실천 의지를 널리 확산시키기 위하여' 라고 밝혔다. 시상인원은 2명으로 문학장르 부문별 각1명에게 100만원이 주어진다. 문학장르는 운문부(시 시조 동시)와 산문부(소설 동화 수필 희곡 평론)으로 구분한다. 작품주제는 '숲사랑 생명존중 녹색환경보전의 가치와 중요성 부각' 이다. 심사 대상 작품은 먼저 산림문학 통권 48호에서 51호에 게재된 회원 작품으로서 작가 본인의 추천없이 게재된 모든 회원 작품이다. 다만 2021년에서 2023년에 입회한 작가는 심사대상에서 제외된다. 두번째 심사대상 작품은 회원 개인 작품집이다. 2022년 10월1일부터 2023년 9월 30일까지 사이에 최초 발간된 회원 개인 작품집 중 본인 또는 타인이 추천한 1작품이 해당된다. 작품 제출은 작품집 1부로 접수처는 서울 국립산림과학원 나무병원 2층이며 기간은 11월10일부터 12월1일까지다. 심사위원은 산림문학회 이사장이 위촉한다. 수상대상자 발표는 12월27일이다. 시상은 2024년 정기총회 또는 별도 계획에 따라 진행된다. 시상방법은 (사)한국산림문학회 이사장 명의로 상금과 상패가 수여된다. 수상대상자가 수상을 거부하는 경우 또는 기타 사유로 당초 수상대상자에게 시상할 수 없는 경우에는 차순위자에게 시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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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문학상 시행 공고, 2명에게 각 100만원 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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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시詩 - 해의 길/김종호
- <10월의 시詩> 해의 길/ 김종호 해는 별들의 선택을 받으면 그때부터 그림을 그려나간다 그렇다고 독단적으로 그리는 것은 아니다 기준이 있다 초록을 바탕으로 칠한 다음 한밤에 이곳 저곳의 호수에 비친 달들의 의견을 들어가며 그려 나간다 다만 늘 같은 그림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대부분 연두색으로 시작해 붉고 노랑색으로 마감하기를 좋아한다 10월은 해가 가장 바쁜 때이다 해는 검정이 좋다고 하여 초록을 검정으로 칠할수가 없다 간혹 별의 대표인 샛별 등 별자리 별들이 나서서 붉은색이 마음에 안든다 노랑색이 너무 진하다 등 간섭을 하기도 한다 떨어진 대표 별조차 늑대처럼 고기한덩이 물고와 이것이 증거라며 울부짓기도 한다 구름이 해를 감금할때 세상이 어두워지지만 그때도 모두 나쁜것은 아니다 바람이 해가 만든 그림을 찢기라도 하면 잠시 소란스럽지만 그때도 모두 변하는 것은 아니다 이때조차 해는 화가 난다며 사과를 노랗게 배를 빨갛게 그리는 경우는 아직 본적이 없다 해에 따라 세상이 달라지는 것처럼 보일수 있으나 멀리보면 가는 길이 거의 같다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정외과 졸업(서울) 신문기자 산림문학 등단 용인문협 회원 산림문학 회원 한국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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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시詩 - 해의 길/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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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시詩 - 밤의 수채화/김종호
- <9월의 시詩> 밤의 수채화/김종호 별들이 반짝이고요 넓은 평야 두줄 하얀 떡대 위를 따라 어머니 손 잡고 외갓집에서 돌아오는 길 숲속 비둘기 주둥이 오싹 오싹 어둔 밤을 뽑아내며 밤은 더 깊어지고 컹컹 먼 마을 큰 개 짓는 소리에 별들이 울렁거리더니 마침내 길게 떨어지는 유성 가을 밤 어둠속 두점이 은하수를 걸어간다 -------------------------------- 김종호시인 건국대 정외과 졸업(서울) 신문기자 산림문학 등단 용인문협 회원 산림문학 회원 한국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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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시詩 - 밤의 수채화/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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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시詩 - 당신의 음성/김종호
- 8월의 시詩 당신의 음성/김종호 하늘과 별들이 송두리째 잘려 나갔다 농부의 낫이 춤을 추면서 세상은 사라졌다 어둠속에서 꿈틀거려 보지만 아 멀고도 멀어진 나의 영혼이여 움직일수가 없다 그것은 분명 세상의 끝이였다 가느다란 맥박을 뻗어 지구 한가운데를 붙들고 흔들어 본다 시간을 찾아야 한다 당신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 촉각으로 세상을 느껴 본다 무당거미를 따라가며 그 무게를 더듬고 어둠속을 뒤지고 뒤져 시간을 불러본다 소금쟁이 물결 같은 작은 움직임 바로 시간이다 지구가 출렁 거린다 퇴적된 무게가 다가온다 발바닥에서 하늘이 꿈틀거린다 별들이 눈을 뜬다 작아진 키를 의식하듯 뒷통수를 긁적거린다 이제 바람 품에 안겨 사랑의 춤을 춘다 두꺼비가 혀속에 감춘 시간 해는 그 시간을 꺼내 안고 가고 그런 해의 등뒤를 충혈된 두 눈으로 바라본다 금간 하늘에 무수히 열린 별들이 영글어 간다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정외과 졸업 신문기자 산림문학 등단 용인문협 회원 산림문학 회원 한국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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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시詩 - 당신의 음성/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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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행복해야/김종호
- 당신이 행복해야/김종호 오늘은 가을 찌르레기를 가슴에 담고 당신을 찾아 갑니다 새벽이슬을 머금고 서 있는 당신은 그야말로 아름답습니다 해의 길을 따라 호숫가 근처에 뿌리를 내린 당신 달은 은가루를 뿌리며 이리오라 손짓을 합니다 먼 바람은 가끔 옆에 앉아 떠나라고 속삭입니다 바람은 어느덧 태평양 아름다운 섬이야기를 들고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달은 은하수를 어루만지며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미동도 하지 않는 당신 난 그런 당신의 우아하고 당당한 모습을 먼 발치에서 바라봅니다 이제 당신은 해와 함께 서산에 앉아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제서야 당신이 행복해야 비로소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정외과 졸업 신문기자 산림문학 등단 한국산림문학회 회원 한국작가회의 회원 용인 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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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행복해야/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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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김종호 - 한 초등 교사의 죽음을 보고
- 토끼/김종호 - <한 초등 교사의 죽음을 보고> 하얀 옷을 입은 아기 토끼는 숲속을 걸었다 귀를 귀울였다 눈을 굴렸다 들판이 나타났다 엄마가 놓고 갔을까? 그곳엔 이야기 책들이 즐비했다 아빠가 놓고 갔을까? 장난감이 날아 다니고 분수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하얀 옷을 입은 아기 토끼들은 호기심도 발동하고 동무들과 뛰어 놀고 싶어 들판으로 달려갔다 호랑이가 나타났다 여우가 나타났다 들개도 달려온다 독수리가 하늘에서 맴을 돌고 있다 뭐야, 저들은. 왜 이렇게 일찍 여기에 있지? 동무들과 놀아야 하는데, 장난감이 지천에 널려 있는데, 하얀 옷을 입은 아기 토끼들은 이런 생각이 번개처럼 스쳤지만 그들이 두려워 몸은 숲속으로 달아나고 있었다 들판은 자연 학교다 해를 보고 서로 경쟁하지만 몰려 있어야 산다 바람이 불면 서로 몸을 부딛쳐서 귀찮지만 쓰러지지 않고 강해진다물과 양분은 생명이지만 너무 과하면 화가 된다호랑이는 여우는 들개는 독수리는 아기 토끼들에게 이런 자연을 알려주어야 한다 세상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한다 호랑이가 큰 소리로 외쳤다 아기 토끼들아 겁먹지마 우린 너희들을 해치지 않아 이말을 들은 아기 토끼는 걸음을 멈추었다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슬슬 숲쪽으로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데 이번엔 들개가 앞을 막았다 아기 토끼야, 너희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줄께 들개가 아기 토끼의 귀를 잡고 끌고 갔다 이 장면을 아기 토끼 어미가 숲에서 지켜 보고 있었다 아기 토끼는 안심했지만 슬금슬금 그들을 경계하며 동무들과 놀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본 다른 아기 토끼들이 숲에서 일제히 들판으로 나왔다 장난감 하나를 두고 서로 가지려고 주먹다짐을 하거나 물어 뜯으며 싸움을 벌였다 숲에서 지켜보던 토끼의 어미들까지 합세하더니 어른 싸움으로 번졌다 이때마다 호랑이는 어흥 하고 들개는 컹컹 여우가 으엉 거리자 싸움질 하던 아기 토끼들은 얌전해지고 어미토끼들은 숲으로 돌아갔다 들판은 이렇게 고요해 지고 아기토끼들의 책 읽는 소리, 뛰어 노는 소리가 평화스러웠다 다음 날 호랑이와 여우와 들개와 독수리 대신 몸집이 좀 큰 회색 토끼 3마리가 나타났다 몸집이 큰 회색 토끼 3마리는 어제 호랑이와 들개와 여우와 독수리가 하던대로 똑같이 했다 아기토끼들아, 너희들은 식물들의 뿌리가 되어야 한단다 아기토끼들아, 너희들은 바람이 불면 춤을 주어야 한단다 아기토끼들아, 너희들은 비가 내리면 고개를 숙여야 한단다아기 토끼들아, 너희들은 겨울이 오면 몸을 숨겨야 한단다 아기토끼들은 몸집이 큰 회색 토끼가 하는 말을 듣지 않고 빈정대기 시작했다 욕설도 했다 등에 올라타고 털을 뽑고 눈을 손가락으로 찔렀다 심지어 가슴도 더듬었다 몸집이 큰 회색 토끼는 이중 심한 아기 토끼를 앞에 세우고 타이르고 있는데 숲속의 어미 토끼들이 달려오더니 그 큰 토끼의 멱살을 잡았다 마구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한 행위는 그날 하루에 끝난 것이 아니었다 다음날도 다음날도 이어졌다 어미 토끼의 행동을 본 아기 토끼들은 더욱 의기양양하더니 큰 토끼를 구타까지 하고 있다 들판은 질서가 문란해지고 몸집이 큰 회색 토끼는 이를 지켜볼수 밖에 없었다 이때 호랑이가 숲속에서 어슬렁 거리며 나오고 있었다 날마다 들개도 여우도 독수리도 번갈아 가며 등장했다 이들을 본 아기 토끼는 얌전한 모범생이 되고, 어미 토끼들은 숲으로 급하게 몸을 숨겼다 들판은 고요해졌다 호랑이가 들개가 여우가 독수리가 두눈만 크게 떠도 들판은 평화스러웠다 -김종호 시인 건국대 정외과 졸업신문기자 산림문학 등단산림문학회 회원한국작가회의회원 용인 문협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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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김종호 - 한 초등 교사의 죽음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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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시(詩) - 김제평야/김종호
- 7월의 시(詩) 김제평야/김종호 바람이 김제평야를 달려간다 때론 거친듯 하지만 비단이 펄럭이는 모습이다 7월의 여인은 그의 손을 잡았다 부드러웠다 먼 기억의 냄새가 난다 구름 같고 바다 같고 지나가는 사내 같기도 하다 춤을 추었다 탱고를 추고 싶었으나 바람의 눈길을 의식하며 바람 품에 안겼다 부르스를 추었다 어깨엔 매뚜기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등짝엔 바람둥이 고래가 보낸 편지가 한장 붙어 있다 두리번 거렸다 모두 두리번 거린다 허리를 밀착해 보았다 모두 허리를 밀착한다 좌우로 3번 몸을 흐느껴 보았다 모두 따라서 한다 바람의 등 넘어에서도 발밑에서도 가만보니 끝이 없이 멀다 초록의 들판 꼬리가 길어 끝이 보이지 않는다 수억명이 일제히 한곳으로 움직이다가 한곳을 바라보다가 한몸이 되어 그 꼬리를 잡고 춤을 춘다 저 멀리 언덕에선 하얀드레스를 입은 천사가 노래를 부르며 유럽춤을 추고 언덕 넘어 강물들은 코러스를 넣고 산맥들은 퇴적된 수억의 세월을 모두 꺼내어 놓는다 조명이 웃는다 가끔 사라졌다가 나타난다 사라지는 것은 잠시 외면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 사이 자유여행을 다녀올 것이라고 한다 자기를 따르는 열성 신도들이 갈구하는 통성이 구차해진 것이라고 한다 때로는 싫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그가 활짝 웃으며 나타나는 그 순간 그것은 환희였다 감동이고 충격이였다 눈물이 난다 바람은 연속 길게 속삭인다 그 목소리에 기린이 살고 있다 기린은 가면서 사자가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를 흉내내고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달린다 그 모습이 아프리카처럼 낯설다 미국처럼 익숙하다 때론 아버지처럼 인자하다 걱정하지마 내 이름이 장마풍이라고는 하지만 겁 먹지마 오늘은 너희들에게 알려줄게 있어 그동안 내가 가르쳐 준대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춤을 연출해봐 그리고 날이 저물기전 까지 가슴에 사랑을 품어야 한다 그것은 결국 사랑이였다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정외과 졸업 신문기자 산림문학 등단 한국산림문학회 회원 한국 작가회의 회원 용인 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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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시(詩) - 김제평야/김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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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시(詩), 김종호 시인의 '노각'
- 6월의 시(詩) 노각/김종호 노각은 지주대를 넘더니 길을 잃었다 아버지는 그 길을 잘 찾아 주었으나 난 포기했다 키가 이 정도 클 줄은 미처 몰랐다 하늘 어디쯤에 숲을 이루고 나더니 지구의 그림자는 모두 흘려 보내 바닥엔 달의 흔적만 남았다 울타리 넘어 다른 별과도 손을 잡더니 화장하고 있는 마로니아 등까지 간지렵혔다 숲 가장자리엔 누런 폭포가 눈에 띄었고 어머니는 유심히 바라 보셨다 난 폭포 옆에 있는 작은 물줄기 하나를 따 베어 먹었다 물줄기는 꼭지 부분에서 화가 나 있었다 어머니는 숲을 뒤져 노각 몇 개를 따 바구니에 담으셨다 밤은 달빛 한두개 달고 내려와 마당 평상의 밥상에 앉아 있었고 쑥 모닥불 연기는 밥상 주변을 돌더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밥상엔 노각 무침이 놓여 있었다 노각은 사각사각 상큼한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구름 사이로 어떤 중년 아낙네가 화장도 없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정외과 졸업신문기자 산림문학 등단 한국산림문학회 회원한국 작가회의 회원용인 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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