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3-17(월)
 

<김종호 에세이> 요즘 꽃길이 세간에 많이 언급되고 있는 것을 볼수 있다. 덕담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꽃길만 가세요' 가 대표적이다. 이 덕담을 처음으로 듣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꽃길만 가라' 그 꽃길이 과연 행복한 길이란 말인가. 곰곰히 생각해 보니 꽃길은 행복한 길이 아니지 않는가.

 

꽃길은 누구나 가고 싶은 길로 인식하면 첫째 경쟁이 심할 것이다. 둘째 경쟁이 심하면 함정이 많을 것이다. 셋째 함정이라면 해악을 끼칠수 있는 뱀이나 벌 멧돼지 등이 도사리고 있을수 있다. 그런 꽃길을 가라니 나보고 심한 고생을 하라는 것인가.

 

경쟁은 온갓 권모술수와 갈등이 존재하지 않을수 없다. 거기서 승리한다면 온전히 꽃길을 갈수 있겠지만 탈락한다면 심한 고통이 올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꽃길은 일부 극소수만 갈수 있는 길이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꽃길은 조직폭력배들이나 가는 길로 문득 인식이 된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많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그 꽃길은 누가 갈까. 치열한 경쟁에서 성공한 사람들이다. 일단 경쟁에서 성공한 사람이란 시험이다. 최고의 시험이 사법고시 행정고시 나아가 임용고시 등 각종 고시가 될 것이다. 여기서 승리한 사람이 꽃길을 가지 않겠는가. 

 

다음이 장사다. 기업일 것이다. 제조든 수출입이든 지식이든 어떤 상품 판매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이다. 이 사람에게 꽃길이란 부의 축적이다. 부자가 되면서 꽃길을 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체 국민 중 꽃길을 가는 사람은 고급공무원과 고급 기업인이다. 때문에 '꽃길만 가세요' 하는 말은 '고급공무원 고급기업인이 되세요' 와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는 것이다.

 

여기까지 나열한 내용은 아주 눈에 보이는 현실적인 것이다. 꽃길이란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의 몫만은 아닐 것이다. 마음도 해당 될 것이다. 마음의 꽃길의 경우 요즘 공직자로 퇴직한 사람을 들고 싶다. 그 이유는 생활에 안정된 연금 때문이다. 더구나 일선에서 은퇴했기 때문에 경쟁이 없거나 미세하다.

 

필자가 아는 어떤 교장은 1년에 한두번 세계여행을 다녀온다. 물론 '여행이 행복하다' 고 전제하고 하는 말이다. 다녀오는 방법이 온전히 연금으로 인한 것이다. 월 350만원의 연금 중 200여만원을 따로 떼어 여행경비로 사용한다. 연간 2천만원이 넘는다. 그 돈으로 반 자유여행을 즐긴다.

 

그 기간은 1개월이상 3개월 정도 된다. 3개월을 남미 또는 북미 유렵 등에 머물면서 여행을 다니는 것이다. 이런 경우도 꽃길이 아니겠는가. 다른 꽃길이 또 어디 있는가. 꽃길의 조건이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면 경쟁이 없는 경우도 꽃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꽃길의 대상자는 은퇴자가 될 것으로 본다.

 

다음에 꽃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꽃은 주로 봄에 핀다. 봄에 열매를 얻기 위함이다. 때문에 필자는 '꽃은 온전히 유혹이다' 라고 본다. '유혹이 아닌 꽃은 꽃이 아니다' 라고 감히 말할수 있다. 유혹의 조건은 무엇인가.

 

일단 곁 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 꽃이 아름답지 않은 꽃이 있던가. 다음은 향기가 있어야 한다. 유혹에서 더 필요하다면 꿀이 있어야 한다. 꽃은 이 3가지를 모두 겸비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유혹이다. 

 

그렇다면 유혹이란 또 무엇인가. 유혹속에 어떤 목적이 들어 있다. 그래야 유혹이 된다. 목적이 있게 되면 함정과 거짓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바로 경쟁과 연결이 된다. 때문에 '꽃은 경쟁이다' 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꽃길만 가세요' 라는 덕담을 듣고 기분이 묘해지는 원인이다.

 

꽃이 핀다고/김종호

 

목련 진달래가 미소짓는다

하여 설레이지 마라

 

벚꽃이 핀다고 바람이

그치거나 해가 식거나

하늘이 내려오지 않는다

 

꽃이 필때 지는 때를 

생각하면 슬프겠지만 

어쩔수 없는 것이 꽃이다

 

꽃은 열매를 맺기위해 그저

그대를 바라보는 것이다

 

과연 덕담인가 아니면 악담인가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이다. 물론 덕담으로 건네는 인사이다. 그러나 이 꽃길이라는 것이 필자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여기서 필자가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숲길이다. 굳이 길을 만들자면 꽃길 숲길 물길 들길 자갈길 풀길 등이 생각난다. 이 중에서 필자는 숲길을 권장하고 싶다. 덕담도 '숲길만 가세요' 라고 들었으면 좋겠다.

 

그 이유는 '숲은 어머니' 이기 때문이다. '숲은 사랑' 이다. 나무로 구성된 숲 그 나무는 바로 희생이요 사랑이요 비전이다. 숲은 목적이 없으니 경쟁도 없다. 꽃은 벌나비를 끌여들여 수정한 다음 열매를 얻기 위해 그 아름다움과 향기와 꿀을 제공하지만 나무는 그런 목적이 없다. 목적이 없으니 순전히 사랑인 것이다. 

 

우선 나무는 인간의 목숨줄인 산소를 내 놓고 인간의 배설물인 이산화탄소를 먹는다. 나무 자체가 이산화탄소다. 요즘 무모한 벌목으로 지구상에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서 지구온난화의 현상이 발생하고있다. 다음이 초록이다. 초록은 우리에게 안정감과 편안함 행복감을 주는 색이다. 그리고 휴양 물 자연의 해악을 막아주기도 한다. 

 

가을의 단풍은 어떤가. 어떤 분들은 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단풍이라고하지 않는가. 단풍은 노을 같다. 노을이 아름다운 것처럼 나무로 인해 발생되는 단풍도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때문에 꽃 축제 보다는 단풍축제에 사람들이 몰리는 까닭이다. 단풍에 환호하는 것이다. 이 어찌 나무가 꽃보다 아름답지 않다고 하겠는가. 

 

하나 더 들자. 겨울의 눈꽃은 또 어떤가. 혹시 태백산을 올라 보았는가. 거기 오르면 나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눈꽃이 얼마나 황홀한지 극명하게 볼수 있을 것이다. 눈꽃도 나무별로 그 아름다움이 다르다. 소나무에 핀 눈꽃, 주목에 핀 눈꽃, 작은 나무들의 줄기에 핀 꽃, 멀리서 한번에 볼수 있는 눈꽃 그림, 이 어찌 감탄하지 않을 것인가. 

 

또 하나 더 들자. 봄꽃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봄 새순은 어떤가. 그 새순이 꽃보다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 적이 혹시 있는가. 자세히 들여다 보라. 그리고 나무의 눈인 그 새순과 눈을 마주쳐 보라. 땅에서 올라오는 아기 새순, 겨우내 잠들다가 이제 막 오르고 있는 참나무 새순, 이 역시 아름다워 미쳐버릴 지경이 아니겠는가. 더구나 나무가 주는 그 아름다움과 유익함은 모두 유혹이 없다. 유혹이 없기 때문에 나무는 위대한 것이다. 온전히 나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나무는 죽어서까지 우리 인간에게 유익을 준다. 바로 목재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집과 가구 생활용품을 준다. 숲에 남게 되면 온갓 곤충과 생명들의 집과 먹이 등으로 사용된다. 이것이 나무요 숲인 것이다. 오죽하면 숲은 어머니라고 할까.

 

때문에 필자는 덕담을 건넬때 '꽃길만 가세요' 보다는 '숲길만 가세요' 라고 말한다. 숲길을 가면서 가끔은 꽃길이나 물길 자갈길 모래길을 가는 것이 삶의 양념으로 좋은 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여러분 숲길만 가세요."

 

- 김종호

건국대 졸업(서울)
신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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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에세이 - 숲길만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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