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7(화)
 

<김종호 칼럼> 지난 10월16일은 국회의 산림청 국감날이다. 이날 더불어 민주당 위성곤 의원은 소나무재선충의 창궐을 문제로 꺼냈다. '1년 예산은 933억원으로 증가했는데 소나무재선충 발생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지난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생한 이래 매년 피해면적이 증가하여 2007년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산림청은 지난 2005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을 제정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첫 발생은 25년 전이고 만연되기 시작한 것은 16년이 되었다. 산림청은 그동안 소나무재선충에 대해 지상방제와 항공방제를 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서 올해 5월까지 1년간 들어간 예산이 무려 933억원인 것이다. 

 

산림청이 소나무재선충 박멸을 선언한 지난 2007년의 그 현장 그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 무려 16년이 지난 지금 소나무재선충은 오히려 늘어나고 그 예산조차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를 어찌해야 할까? 필자는 16년전에 소나무재선충이 우리 산림에 창궐했을때 "어쩌면 위기가 기회이니 이참에 소나무재선충 대상수종인 소나무와 잣나무 그리고 경제수종이 아닌 수종을 모두 벌목해 버리고  수종갱신을 하자" 고 외친바 있다. 

 

그 이유는 일본을 든다. 일본 산림엔 우리보다 수십년 소나무재선충이 먼저 창궐했다. 일본은 방제를 하다 하다 안돼 소나무를 모두 베어 버리고 그 자리에 편백나무 전나무 삼나무 자작나무 심지어 더글라스와 헴록까지 조림했다. 이 수종은 국제적으로 그 원목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어 인기가 많다.

 

즉 일본은 소나무재선충을 잡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수종갱신을 과감하게 단행한 것이다. 소나무재선충이라는 악재를 두고 일본은 기회로 삼아 산림혁신을 했는데, 우리는 16년 넘게 소나무재선충 뒤로 숨고는 숨바꼭질을 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참고로 일본의 산림은 우리나라 산림과 비교해서 그 지형과 기후 경사도 토질 등이 비슷하거나 우리보다 못하다는 전문가의 진단이 있다.

 

 그후 산림청은 대대적인 소나무재선충 방제에 돌입했고, 필자는 산림청의 소나무재선충 방제 현장을 체크하기 시작했다. 산림청에서 소나무재선충 방제를 어떤식으로 하였을까. 혹시 등산을 좋아하는가.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면 소나무에 부착된 무슨 작은 푯말을 볼수 있다. 읽어보면 소나무재선충 방제소나무이니 만지지 말라는 안내 글귀다. 그래서 더 유심히 살펴보았다.

 

모두 살펴본후 경악을 금지 못했다. 등산로 좌우측 50여미터만 방제를 했고 더 이상은 방치한 것이다. 거기서 이런 생각을 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등산로 좌우측 50m내에서만 발생한다는 말인가. 지상방제는 대부분의 이런식으로 한 것이다. 

 

항공방제는 어떤가. 물에 농약을 타서 하늘에서 지상으로 뿌리는 행위를 항공방제라고 하는데,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필자는 바로 '곤충과 벌레 다 죽겠군' 이런 생각을 했다. 몇년 가지 않아 국내 꿀벌업자들이 들고 일어섰다. 환경론자들이 '곤충도 함께 사라진다' 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로인해 산림청은 뱀꼬리 감추듯 항공방제를 중단했다.

 

지상방제 현장을 보자. 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에 걸린 소나무 또는 잣나무 한그루라도 발견하면 그 주변 일정한 면적의 소나무는 모조리 잘라 버리는 기상천외한 방법을 지난 수십년동안 사용하고 있다. 얼마나 무서운 발상인가. 이러한 방법을 어디서 배웠는가. 혹시 조선시대 반역자의 처단시 그 사돈에 8촌까지 씨를 말리는 형벌에서 배웠는가.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래도 될까 의문을 품을수 있다.

 

이런식으로 방제활동을 하면서 박멸되기를 기대하는가. 산림청은 처음부터 소나무재선충 잡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면 왜 붙잡고 있다는 말인가. 소나무 모두 벌목이 두려울까. 수종갱신으로 많은 산림을 파헤치는 것이 두려울까. 소나무는 우리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버리지 못할까. 아니면 일을 벌리기 두려워 숨기고 있는 것일까. 소나무는 이미 우리나무가 아니다. 세계적인 나무다. 혹시 우리나무라고 해도 우리에게 피해를 주거나 무용하다면 수종갱신을 단행해야 한다.

 

산림청의 산림에 대한 자세가 모두 이렇다. 오죽하면 필자가 역대 산림청장 중 '우리산림3적'을 선출해 공표 하려고 생각했을까? 변해야 할 때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 혁신해야 할 기회가 왔을때 혁신하지 않으면 망한다. 이 혁신의 결정은 지도자가 하는 것이다. 지도자라면 대통령이며 그 다음이 산림청장이 될 것이다. 국회의원 들도 산림에 대해 무지하거나 관심이 없다. 참으로 유감이다.

 

산림 경영의 기초는 임도이다. 임도선진국을 만들어야 한다. 두번째가 산림엔 나무가 주인공이다. 아름답고 경제적인 수종을 심어야 한다. 그러면 원목과 목재류를 생산해 엄청난 목재수입 대체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 다음 육림이다. 펠릿 화력발전용 나무를 숲가꾸기 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소나무재선충은 소나무의 에이즈라고 산림청은 말한다. 10년 넘게 만지작 거렸다. 그러나 아무 차도가 없다. 위기는 기회이니 이참에 수종갱신 해야 한다. 

 

탄소중립을 위한 행위를 정상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원목을 용재로 사용하는 것이 탄소중립의 기본이다. 그 다음 산림복지와 산림환경 산림스포츠 산림휴양 산림교육이 고구마 캘때 고구마처럼 다가올 것이다. 산림경영 하기에 법적으로 제약이 따른다면 법을 개정하여야 한다. 사유림도 산림청으로 일원화 해야 할 것이다. 산림청은 못한다는 말대신 적극적으로 덤벼 우리산림 선진 산림을 만들라.

 

- 김종호

건국대 정외과 졸업(서울)

전 경기일보 인천일보 기자

전 목재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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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칼럼 - '소나무재선충 뒤에 숨은 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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