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7(화)
 

<김종호 칼럼> 산림청은 해마다 숲가꾸기라는 사업을 벌인다. 말하자면 육림의 일환이다. 해마다 500억여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주로 은퇴자들이 도로 인근 국유림에서 수종에 관계없이 가지치기와 간벌을 한다. 그러나 이 숲가꾸기 사업이 예전부터 문제가 있다. 이 숲가꾸기를 통해 벌목된 목재들이 화력발전용과 펠릿용 등 땔감으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원목을 땔감 용도로 공급되면 그 원목 값을 제대로 받겠는가. 톤당 10여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무엇이 문제가 된다는 것인가. 분명 문제가 있다. 첫째 숲가꾸기 원칙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숲가꾸기를 통해 생산된 원목이 용재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이야기 하자. 육림이란 무엇인가. 양질의 원목을 얻기 위한 것이다. 양질의 원목이란 무엇인가. 통직하고 옹이가 별로 없는 것이다. 이런 원목이 세계적으로 비싸게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숲가꾸기는 분명 양질의 원목을 생산해 건축재와 가구재 또는 문화재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 농부가 논에 나 있는 잡초를 가꾼다고 하자. 나중에 수확하여 소 먹이로 준다면 그 잡초농사가 건전한 것인가. 이해가 되는가. 주변에서 보면 미친놈이라고 할 것이다. 바로 산림청이 미친놈이 되는 것이다. 농민이 잡초를 관리 하듯이 산림청은 산에 자라고 있는 잡목들을 많은 예산을 들여 숲가꾸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산에 자라고 있는 나무들이 왜 잡목인가' 라는 질문을 할수 있다. 물론 잡목이 아니다. 모든 나무는 잡목이 있을수 없다. 그러나 산림청이 벌목한 다음 잡목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잡목이 되는 것이다.

 

산림청은 숲가꾸기를 한 그 나무들이 일정한 벌기령까지 자라면 벌목하여 화력발전용 펠릿용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엠디에프용으로도 공급하고 있다. 다시 말한다. 원목은 반드시 용재(건축 가구 작품 문화재)로 활용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잘 알것이다. 나무는 일년생 농작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목하나 얻으려면 50년을 기다려야 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그 나무들을 용재로 사용할수 없다' 고 변명할 수 있다. 왜냐하면 '숲가꾸기를 통해 생산된 원목은 소경목이거나 굴절되거나 원목의 재질이 나쁘기 때문' 이라고 항변할수가 있다. 그러나 이 항변은 '눈가리고 아웅' 하는 속임수에 불과하다. 요즘 시대가 어느시대인가. 아무리 재질과 품질이 나쁜 원목이라도 거기에 기술을 접목시키면 얼마든지 가치있는 목재를 만들수 있다.

 

그 한 예로 집성재이다. 집성재는 원목 중 소경목을 접착제로 붙여 만든 목재를 말한다. 요즘은 CLT라는 접착 기술이 나와 그 재질이 강력한 목재를 생산할수 있다. 이 CLT 목재(구조재)로 목조주택을 짓는다면 20층 이상의 아파트까지 지을수 있다. 캐나다 등 이미 일부 선진국에서는 신축하여 사용하고 있다. 때문에 소경목이니 굴절되었느니 재질이 나쁘니 하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산림청은 이러한 정보나 사실을 모르고 숲가꾸기를 하고 있다는 말인가. 아니다.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알면서도 하고 있는 것이다. 숲가꾸기 자체를 나쁘다고 성토하는 것이 아니다. 그 숲가꾸기를 통해 생산된 원목을 잘못 사용하기 때문에 성토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산림청은 이러한 잘못된 행동을 해 오는가. 그것에 대해서는 필지도 모른다. 또 하나 산림청의 미친 행위가 있다. 과거 숲가꾸기를 통해 발생된 원목을 처리하지 못하자 원목처리 펠릿 공장을 대대적으로 신축하게 한 것이다. 산림청에서 막대한 예산을 무상 지원해 전국적으로 20여개의 펠릿 공장을 짓게 했다. 그후 그 펠릿 공장에 원목을 공급하게 되었다.

 

나아가 산림청은 국내 펠릿 공장에서 생산된 펠릿이 팔리지 않자 이 펠릿을 소비시키기 위해 농가나 일부 공장 등에게 화목난로 설치를 권유 홍보하고 거의 100% 무상 지원했다. 펠릿 전용 난로 지원은 지금도 하고 있다. 이러니 산림청을 두고 미친놈 이라고 하지 않을수가 없다.

 

경기도 안성에 사는 귀촌인 최모씨(69)는 "몇년전 산림청에서 펠릿 전용 난로 무상 지원 방침을 알려와 100%로 무료로 펠릿 난로를 설치했는데 사용이 불편하고 펠릿 구하기도 쉽지 않아 철거했다" 며 "조만간 고철로 처분하려고 한다" 고 밝히고 있다.

 

산림청의 이러한 국산 원목 처리를 그냥 두고 불수 있어야 한단 말인가. 산림청이 지금 벌이고 있는 미친짓은 수종이 용재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고려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지금의 수종도 산림청에서 조림했다. 그렇다면 산림청은 수종을 바꾸어야 한다. 수종갱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급하다. 지금의 원목도 기술을 접목하면 얼마든지 용재로 사용 가능하나, 

 

산림청이 불가능하다고 판다된다면 수종갱신을 하라. 아니 우리 산림엔 본래 경제수종을 조림한다음 숲가꾸기가 이루어져야 정상이다. 이러한 형태가 숲가꾸기의 기본 원칙이다. 비경제수종이 수두룩한 지금 우리나라 산림은 비정상인 것이다. 때문에 수종갱신을 해야 한다. 자작나무 전나무 낙엽송 삼목 편백나무 등 수종갱신할 수종은 얼마든지 있다. 산림청은 더이상 산림역사에 미친놈으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

 

- 김종호

건국대 정외과 졸업

경기일보 인천일보 기자

목재신문 대표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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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칼럼- '산림청의 비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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