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2(목)
 

<김종호 칼럼> 우리 민족이 잘 살게 된 원인이 무엇일까? 세계 민족 중 우뚝 선 그 저력이 무엇일까? 필자는 계속 그 원인에 대해 생각해 왔다. 그 원인은 많겠지만 그중 한개를 든다면 '남 잘 되는 꼴을 못본다' 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인간의 본성이 '남 잘 되는 것 보다 못 되는 것을 더 바란다' 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민족은 유난히 그런 본성이 강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 원인은 이번 윤석열 대통령과도 연결되고, 보수와 진보의 대결 그리고 작게는 우리 주변의 지인들과의 관계에서도 볼수 있다. 더구나 조선시대의 당파싸움은 '나라를 망하게 한 대표적인 나쁜 민족성' 으로 꼽히고 있으나, 이러한 갈등은 우리 민족에게 어떤 성취욕을 유발하게 하고 바르게 살수 있는 밑바탕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지마자 지지율 20%대에 머물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그의 말 한마디로 곧 나라가 거덜날 것처럼 비난이 난무했다. 지금도 그 비난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는 멀리서 보기엔 아랑곳 없이 자기의 일을 해 나가고 있었다.


윤대통령을 싫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광화문 데모, 천주교의 대통령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성명서, 대학교수들의 대통령으로서 자질이 없어 물러나라는 성명서, 그것 뿐인가. 대통령을 비난하는 말들이 온 나라에 들끓었다.


1년이 지난 이제 어떤가. 윤석열 대통령은 그동안 대통령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직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하니 당연히 말과 행동이 대통령으로서 걸맞지 않을수 있다는 것은 누구도 알수 있다. 대통령은 그 분이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잡은 것이 아니다. 선거법대로 선거를 통해 국민이 선출한 분이다. 


상식적으로는 국민은 그가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 예의다. 1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많이 세련되고 적응하지 않았는가. 향후엔 그의 말도 대통령으로서 걸맞게 잘 될 것이고, 행동도 국민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핵심은 이러한 대통령 비판 분위기에서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과연 비리나 부패를 생각할수 있을까? 물론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10명이 저지를 것을 1명에 그칠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당파싸움은 어떤가. 남인 북인 노론 소론 등 이루 말할수 없이 패거리를 지어 서로 헐뜯고 비난했다. 아무리 나라와 백성을 위해 좋은 정책을 제시해도 반대를 한다. 반대를 넘어 중상모략을 하고 현명하지 못한 왕을 움직여 그들을 처단하고 권력을 잡아 왕을 꼭두각시 처럼 만들려고 한다. 곁으로 보기엔 참으로 두렵고 한심하고 희망이 없는 작태다.


우리는 가까운 곳에서도 이러한 당파싸움 같은 것을 쉽게 볼수 있다. 그곳엔 반드시 어떤 먹이가 있다. 권력 아니면 어떤 돈과 명예가 있다. 그것을 얻기 위해 패거리를 지어 움직이는 것이다. 우리 민족의 성향이 이러하다고 단정한다면 이러한 성향이 왜 세계 일등 민족으로 우뚝 설수 있는가. 그것은 경쟁력과 성취욕, 감시 기능으로 인한 자체정화 때문일 것이다.


잔잔한 호수와 풍랑이 치는 환경, 아니면 가혹한 겨울과 살기 편한 여름을 들자. 인간의 동기가 발동하는 환경은 어디이겠는가? 잔잔한 호수보다 풍랑이 치는 호수가 될 것이며, 살기 편한 여름보다는 살기 가혹한 겨울 환경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 '갈등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갈대를 보라. 저기 들판의 풀잎을 보라. 또 나무를 보라. 그곳에 갈등이라고 할수 있는 바람과 겨울이 없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바람이 있으니 그들은 뿌리를 내려 강해지고 춤을 추어 유연해 지면서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것이다. 바람이 불면 불수록 어떤 동기가 유발되어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발견하면서 살아 나가는 것이다.겨울이 있어 더욱 강력한 생존력이 유발 되지 않겠는가.

 

우리민족은 그 바람 앞에 갈대가 되는 것이다. 겨울 앞에 숨만 쉬고 있거나 저항하며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외부적으로 수많은 도전을 받았고, 내부적으로도 수도없는 갈등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갈등은 상대방에게 이기려고 하는 성취욕이 유발되지 않겠는가. 또 그 갈등은 상대방을 감시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우리가 사는 세상은 맑은 물이 되는 것이다.

 

조선시대 당파싸움은 나라를 망하게 했는지는 모르나, 이제 법치국가 민주화된 대한민국에서 그 갈등은 나라를 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갈등은 개인에게는 경쟁력을, 기업에게는 더 좋은 제품을, 정치인에게는 더 좋은 정책을, 공직자에게는 비리와 부패가 사라지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 김종호
전 경기일보 인천일보 기자

전 목재신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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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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