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08(화)
 

 

<빈도시詩 9>

 

겨울비/김종호


예쁘다 코스모스가 다 예쁘다

날랜 버들치가 되어 물을 거슬러 오를까

끝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 당신을 만날까

이제 그만 겨울비는 내리지 말자고

그 잘난 나라는 잠시 숨겨 놓자고


새벽 이슬이 이처럼 예쁠까

춤추는 참나무 잎이 이처럼 예쁠까

일출이 이보다 더 예쁘단 말인가

꽃잎도 예쁘고 바람 노래도 예쁘고

하늘 자태도 물빛만큼 예쁜데

그냥 얼음으로 남기를

길거리 모퉁이 얼음으로 남기를

오물통의 얼음으로라도 남아 있기를

그렇게 남아 봄이 오기를


비여

언 숲을 녹이는 비여

언 강을 녹이는 비여

겨울이 녹아 내리기를 바라는 겨울비여

그만 멈추고 코스모스를 바라봐 달라고

뒤돌아서서 입술을 물고 있는

하얀 코스모스 손을 잡아 달라고


날랜 버들치가 되는 거다

물살이 쎈 겨울을 튀어 오르는 거다

버들치에겐 물이 시간이다

시간을 거슬러 내려온 만큼 튀어 올라

기어코 겨울비를 만나야 하는거다

내 파릇한 비늘이 다 떨어져 버릴지라도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졸업

산림문학 등단

시집 - 물고기 날다

용인시 문학현상공모 수혜

 

jonghokim2.jpg

BEST 뉴스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겨울비/김종호 - 빈도 시詩 9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