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칼럼> 요즘 산림청이 난리가 났다. 소나무재선충 때문이다. 산림청이라는 집단이 어느 계곡에 진을 치고 야영을 하고 있는데, 소나무재선충이라는 집단이 대거 쳐들어온 듯한 모습이다. 이로인해 산림청 집단은 혼비백산 진영을 갖추고 대항하고 있으나, 소나무재선충의 선진화된 무기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당할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산림청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소나무재선충의 무기가 월등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산림청 집단은 처음부터 박멸에 자신이 있다며 소나무들을 속이며 안심시켰다. 가을철이 무르익어 가는 어느날 겨울 무리가 소리없이 오듯 소나무재선충이 온 이후 36년이 지났다. 사실 산림청은 지난 36년간 소나무재선충과 지는 싸움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항공방제 인력방제 등을 동원 섬방제 방식으로 발생된 그 일대의 소나무를 모조리 벌목하거나, 등산로 주변을 위주로 수간 주사를 놓는 방식을 동원했다. 그러나 항공방제는 자연생태계 파괴라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고, 인력방제는 눈가리고아웅 하며 등산로 길 좌우 50미터 정도에만 수간주사를 놓고 각 나무에 표식을 달았다.
이렇게 지난 36년간 사기 방제를 해 온 것이다. 항공방제가 자연생태계 파괴라는 것으로 사실화 되자, 당연히 항공방제를 못하게 되었다. 이것은 소나무재선충에 대항할수 있는 주요무기를 잃어버린 것과 마찬가지다. 올해들어 전국적으로 소나무재선충은 창궐하고 있다.
이로인해 임상섭 산림청장은 소나무재선충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경기도 양평군 일대를 돌아보고, 경주일대에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과 대책을 숙의 하고 있다. 이 또한 하는 시늉 이다. 결과는 뻔하다. 소나무재선충에게 대패할 것이다. 이를 알면서도 임상섭 산림청장을 비롯 이미라 차장 등은 소나무재선충의 창궐 지역을 돌며 무슨 대책을 강구한다, 무슨 현장점검을 한다, 무슨 관계자 노고를 위로한다 어쩌고저쩌고 다니고 있다.
지금의 산림청 모습은 '소나무재선충이 발생된 지역의 일대를 벌목하고 그 자리에 소나무가 아닌 다른 수종을 조림한다' 라는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난 36년간 소나무재선충 방제 산림에 다시 소나무를 조림했다는 말인가. 그것은 아닐 것이다. 만약 그 자리에 소나무를 조림했다 하면 참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필자는 그 자리에 다른 수종을 조림한 것으로 이해하고 싶다. 그렇다면 36년 전부터 이미 소나무재선충 방제 산림에 수종전환 방제를 한 것이다. 그러나 산림청은 수종전환 방제가 마치 새롭게 발견한 무기인척 수종전환 방제 운운하며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돌며 관계자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
웃기는 이야기이다. 경기도 양평에는 11월21일 현재 양동 지평 단월 청운면 일원 4만ha 산림에 대해 공동방제구역으로 관리하고 맞춤형 방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무슨 말인가. 전략을 수립하다니, 산림청에서 전략이 있었는가. 시간 허비하지 말라. 산림과학원엔 관련 전문가들이 수두룩하게 포진하고 있다. 그들은 일찍이 소나무재선충에 대한 대책을 연구하고 발표했다. 이미 방제 방법은 다 나와 있다. 이제와 무슨 전략을 수립한다는 말인가. 지난 36년간 무엇을 했는가 묻지 않을수 없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최근 경주 일대 소나무재선충 발생 지역 대책회의에 참여해서 '소나무재선충 확산 충분히 막을수 있다' 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필자는 단언컨데 막을수 없다고 본다. 혹시 막을수 있다고 해도 그 방제 비용은 너무나 크다. 때문에 이참에 전국 산림을 경제수종으로 수종갱신을 하자는 것이다.
소나무재선충으로 이제 그만 호들갑 떨고, 대한민국 국사유림 모두를 포함해서 새로운 산림경영 계획을 수립하라. 그 계획은 바로 수종갱신이다. 임도를 대대적으로 만들고 기존 리기다소나무 잣나무 일부 소나무 오리나무 등 비경제수종을 모조리 벌목 한 다음 그 자리에 경제수종을 조림하라. 이것이 대한민국의 산림을 살리는 산림선진화의 길이요, 산림강국으로 가는 길이다.
- 김종호
건국대 졸업
신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