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3-17(월)
 

<빈도시詩 8>

 

왼손잡이 가을/김종호


지금 밖엔 비가 듬성듬성 다니고 있습니다

이 비는 가을이 보냈을 것입니다

앞으로의 세상은 가을이라며  줄을 서라고 

은근히 속삭입니다


어젠 가을이 보낸 바람이 거리를 쏘 다녔어요

자세히 보니 오른손엔 물감 한통씩 들었고

왼손엔 붓을 들고는 이곳 저곳에 가을을

색칠하고 다녔어요 올해 가을은 왼손잡이인듯 

해요


그저께는 하늘이 뭉실 뭉실 가을 구름을 만들고

있지 뭐예요 가을이 시킨것이 틀림없습니다

새털구름을 좀 만들어 보려고 시도하고 있었으나

8월30일인 지금 시기상조 아니겠어요


내일쯤엔 우리에게 누가 올까요

서리는 언감생심 아직 멀었고요

안경낀 마르고 키 큰 남자가 올 가능성은 있을까요

가을이 특별하게 그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물감통을 들고 왼손잡이 가을이 세상을 

형평에 맞게 색칠하는것이죠 그렇게라도 세상이 

이제 그만 안정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 가을에 흠벅 젖고 말이죠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졸업

산림문학 등단

용인시 문학현상공모 수혜

시집 물고기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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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 가을/김종호 - 빈도시詩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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