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08(화)
 

 

김종호칼럼- '기간이별'

 

<김종호 칼럼> 오늘은 '사랑'과 관련해서 '기간이별'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볼까요. 가정은 사랑의 결과물입니다. 배우자를 사랑해서 자녀가 나타난 것이지요. 그것은 온전히 본인의 선택이고 본인의 인생입니다. 때문에 본인으로서는 가정이 몸이자 얼굴이자 인격이자 가치입니다. 

 

그러나 흔들리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늘 함께 붙어 살기 때문이죠. 이러한 식상함을 해결하기 위해 생각한 것이 기간이별입니다. 기간이별은 부부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관계에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적당한 거리유지' 라고도 할수가 있겠죠. 가정을 위주로 생각해 보죠.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것이 가정이죠. 한번 가려 볼까요. 세상에서 으뜸은 본인이죠. 다음이 누구 일까요? 사랑을 해서 가정을 꾸린 배우자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가정을 '뿌리' 라고 합니다. 나아가 나를 중심으로 사회의 뿌리, 국가의 뿌리, 그리고 우리의 뿌리.

 

그 뿌리가 있으니 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물론 혼자 살거나 다른 방식으로 사는 사람은 대상이 아닙니다. 그 사람은 그 사람 나름대로 세상을 다르게 보는 것이죠. 여기서 뿌리라는 것은 본인이 선택한 사랑을 통해 만들어진 뿌리를 전제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그 뿌리를 부정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쉽게도 그 부정은 곧 자기를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자기의 선택을 부정하고, 자기의 책임을 부정하고, 곧 자기 자체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자기를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 자기가 사랑해서 아이도 낳고 가정을 꾸린 그 배우자를 미워하는 사람, 그 상태의 사람이 과연 생면부지의 이웃을 사랑할수 있을까요. 형제와 부모를 넘어 회사를 사랑하고, 나아가 나라를 사랑할수 있을까요?

 

자기는 사랑이라고 하지만 사랑이 아닐 것입니다. 사랑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다 아시겠자만 사랑은 배려이고 존중입니다. 그것이 다입니다. 사랑을 앞세워 집착을 들이대면 그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소유하려는 것이고, 고집이 될 것이고 무례와 폭력입니다.

 

사랑은 자나깨나 그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때문에 존중과 배려가 곧 사랑입니다. 어쩌면 나무처럼 바라보는 것이고, 숲처럼 기다려 주는 것이고, 물처럼 지혜일수도 있습니다.

 

나를 지극히 사랑하고, 배우자를 사랑하고, 가정을 사랑하는 사람이 조직도 사랑하고 국가도 사랑하고 마침내 이웃도 사랑할수 있는 것입니다. 배우자가 미워지고 꼴도 보기 싫은 것은 가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인간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죠. 누구나 한집에서 살다보면 싫어질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외모도 멋지고, 목소리도 믿음직하고, 표정과 말조차 마음에 들어 그 사람에게 끌린다면, 자기 사람과 이혼한 후 그 사람과 결혼해서 한 1년 산 후 그때까지 그 사람의 외모가 멋지고 목소리 표정 말 등 이 변치 않고 믿음직하게 보일까요?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죠. 마침내 다시 미워지고 싫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 마음의 문제는 다 본인 때문입니다. 세상의 이치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가까이 있는 것은 반드시 식상한 존재가 된다는 사실, 이 사실은 세상의 이치 중 가장 기본적인 것입니다. 이 이치를 알아서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어 가까이 있는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멀리있는 것은 착시입니다. 신비스럽고 멋지게 보일뿐입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차이는 좀 있겠지요. 그 차이도 본인이 극복해 나가야 할 책임입니다. 하늘의 별은 우리에게 신비한 존재죠. 멀리있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그 별과 만나 함께 살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하루도 살지 못하고 사망할 것입니다.

 

필자는 이러한 사람의 심리로 인한 식상함을 예방하는 것에 이번 '기간이별'을 도입한 것입니다. 기간이별은 사람에 따라 일상의 선택이 될수도 있습니다. 기간이별은 흔히 우리 주변에서 별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또는 각방을 쓰는 것부터 시작이 되죠. 식상함이 늘 우리 사이에 들어오려는 것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배우자에 대한 식상함을 예방할수 있을까 고민해 보는 것도 사랑의 방식이 될수 있습니다. 

 

필자가 나이 40대일때 한 충격의 일화를 소개합니다. 그들의 별명은 우리에게 잉꼬부부였습니다. 남자가 건축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 부인이 그 사무실 경리 업무를 보고 있었죠. 또 퇴근후는 물론 공휴일에도 여행을 함께 갑니다. 필자도 몇번 부부동반 여행에 참여한바 있죠.

 

그후 필자는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서 그 친구를 만나지 못하다가 우연히 그 처남을 길에서 만났습니다. 당연히 안부를 묻게 되죠. 그런데 매형과 누나가 이혼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럴수 있을까요? 늘 함께 다니던 잉꼬 부부가 말입니다.

 

그때 전 문득 기간이별을 생각합니다. 부부도 늘 함께 붙어 지내면 이혼을 할수 있다는 사실. 사랑은 붙어 지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일정한 거리 유지 즉 기간이별이 필요하다는 사실, 그때 알게 된 것이죠.

 

우리는 사랑없이는 살기 힘든 존재입니다. 이러한 사람의 심리를 알아차리고, 나를 사랑하고 배우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부모와 형제 자매 그리고 조직과 국가를 넘어 마침내 이웃도 사랑할수 있을 것입니다. 

 

- 김종호

건국대 졸업
신문기자

jongho202306.jpg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김종호칼럼- '기간이별'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