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25(화)
 

<숲 시詩 1>



나를 안아 주세요/김종호


나를 안아주세요

지나가는 사람 중 나를 안아주는 사람은 아직 한명도 없어요

그러나 또 기다릴 거예요

기다리는 것은 제 운명이거든요

아침이면 모퉁이 돌아 누군가 나에게 다가올것 같은 설레임

그 정도의 두근거림 정도로 좋아요


어둠이 내리면 달과 함께 다시 적막에 휩쌓이지만

바람은 밤새도록 놔 두지를 않아요 수많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아랫마을 나뭇꾼이 이사를 갔다는 말에 통곡을 하고, 

건넌마을 어여쁜 꽃분이가 시집을 갔다는 말에

몇일은 넋이 나가 누구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나를 안아달라고 조르지는 않아요

그냥 지나쳐도 전 아무렇지 않아요

기다리다 지치면 저기 호수에서 노는 사람들과 많은 새들 

어느땐 큰 물고기도 볼수 있고요

산등성이를 넘어가는 해는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아

눈이 부셔 바라볼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안아주세요 이슬이 내려 촉촉한 아침이 좋아요

내일쯤 모퉁이 돌아 오세요 그리고 저를 안고 속삭여 주세요

사랑한다고

그러면 나는 그 감동으로 잎을 모두 떨구어 버릴지도 몰라요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졸업

산림문학 신인문학상 수상으로 등단

신문기자

jongho202306.jpg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나를 안아 주세요/김종호 - 숲 시詩 1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