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12-01(금)
 

7월의 시(詩)


김제평야/김종호


바람이 김제평야를 달려간다 때론 거친듯 하지만 비단이 펄럭이는 모습이다 7월의 여인은 그의 손을 잡았다 부드러웠다 먼 기억의 냄새가 난다 구름 같고 바다 같고 지나가는 사내 같기도 하다 춤을 추었다 탱고를 추고 싶었으나 바람의 눈길을 의식하며 바람 품에 안겼다 부르스를 추었다 어깨엔 매뚜기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등짝엔 바람둥이 고래가 보낸 편지가 한장 붙어 있다


두리번 거렸다 모두 두리번 거린다 허리를 밀착해 보았다 모두 허리를 밀착한다 좌우로 3번 몸을 흐느껴 보았다 모두 따라서 한다 바람의 등 넘어에서도 발밑에서도 가만보니 끝이 없이 멀다 초록의 들판 꼬리가 길어 끝이 보이지 않는다 수억명이 일제히 한곳으로 움직이다가 한곳을 바라보다가 한몸이 되어 그 꼬리를 잡고 춤을 춘다 


저 멀리 언덕에선 하얀드레스를 입은 천사가 노래를 부르며 유럽춤을 추고 언덕 넘어 강물들은 코러스를 넣고 산맥들은 퇴적된 수억의 세월을 모두 꺼내어 놓는다 조명이 웃는다 가끔 사라졌다가 나타난다 사라지는 것은 잠시 외면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 사이 자유여행을 다녀올 것이라고 한다 자기를 따르는 열성 신도들이 갈구하는 통성이 구차해진 것이라고 한다 때로는 싫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그가 활짝 웃으며 나타나는 그 순간 그것은 환희였다 감동이고 충격이였다


눈물이 난다 바람은 연속 길게 속삭인다 그 목소리에 기린이 살고 있다 기린은 가면서 사자가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를 흉내내고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달린다 그 모습이 아프리카처럼 낯설다 미국처럼 익숙하다 때론 아버지처럼 인자하다 걱정하지마 내 이름이 장마풍이라고는 하지만 겁 먹지마 오늘은 너희들에게 알려줄게 있어 그동안 내가 가르쳐 준대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춤을 연출해봐 그리고 날이 저물기전 까지 가슴에 사랑을 품어야 한다 그것은 결국 사랑이였다


- 김종호 시인

건국대 정외과 졸업

신문기자


산림문학 등단

한국산림문학회 회원

한국 작가회의 회원

용인 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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