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칼럼 - 화목 보일러가 산불의 원인이라니
<김종호 칼럼> 화목난로로 인한 산불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니 이게 웬일이란 말인가. 화목 보일러는 산림청의 펠릿 수요 증가 정책으로 그동안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지 않았는가. 이로 인한 산불 발생이 증가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산림청은 화목보일러를 이용한후 타고 남은 재를 투기하는 바람에 그 재를 통해 산불발생이 증가한다고 1월24일 밝혔다. 이에 산림청은 △화목보일러 설치장소 적합성, △지정된 연료 사용 여부, △연통 설치 상태 및 소화기 비치 유무 등 화목보일러의 안전성․적정성을 점검하고 있다.
화목 보일러의 설치 지원의 산림청 정책을 살펴보자. 산림청은 지난 20여년 전에 산림의 숲가꾸기나 간벌 등을 통해 산림부산물이 대량 발생하자, 이의 소비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펠릿공장신축 지원을 했다.
펠릿 공장 하나 신축하는데 드는 비용이 어림잡아 수백억원이 든다고 보고, 산림청은 이 신축 비용의 80%를 무상 지원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국내에는 20여개가 넘는 펠릿 생산 공장이 갖추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펠릿 수요가 별로 없는 것이다. 이에 산림청은 펠릿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화목보일러 보급에 나선 것이다. 당시 필자는 산림청 관계자의 안내로 펠릿을 사용하는 식당에서 삽겹살을 구워 먹은 경험이 있다.
이 화목보일러 설치 비용은 지금도 산림청이 직접 지원하거나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 충북도는 화목 보일러 지원과 관련 최근 보도자료를 내 놓았다.
충북도에 따르면 "목재펠릿보일러·난로 설치를 희망하는 도민은 설치장소 시군청 산림부서로 신청하면 된다."고 전제하고, "지원 대상자는 신청자 중 시군별 심의위원회를 통해 최종 선정되며, 지원액은 ▲보일러는 대당 520만원, ▲난로는 대당 150만원이다." 라고 밝히고 있다.
이어 충북도는 "사회복지용을 제외한 주택용은 비용의 30%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고 설명했다. 충북도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주택용 5,586대, 2011년부터 사회복지용 219대 등 총 5,805대의 목재펠릿 보일러를 보급해왔다.
충북도에서 지난 13년동안 모두 5천805대의 목재펠릿 보일러를 지원 설치했다. 충북도를 기준으로 보면 각 도에서 13년동안 5천대를 지원 한 것으로 가정하면 전국 8개도에서 모두 4만대의 보일러를 지원 설치했다.
이 화목보일러 지원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질문할수가 있다. 그것은 원목을 화목용으로 사용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원목 하나 생산하려면 조림한후 50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
때문에 그 원목은 반드시 가구재나 건축용재 등으로 사용해야 한다. 원목 사용원칙이 있는 것이다. 사용하고 난후 바로 땔감으로 사용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다시 2차까지 재활용하다 그때서야 땔감 등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숲가꾸기 등의 산림부산물이 원목이라고 장담할수 있는가 물을수 있다. 그렇다. 대부분 소경목의 원목이다. 간벌도 함께 하기 때문이다. 잔가지 등은 펠릿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다면 소경목을 원목으로 사용할수 있는가 물을수 있다. 한마디로 아주 유효하게 사용할수 있다. 요즘은 목재가공기술이 많이 발달되어 있다. 원목으로 사용하기 곤란하면 집성을 하면 된다. 집성은 두가지가 있다. 일반 집성과 구조용 집성이다.
구조용 집성은 목조주택을 짓기 위한 집성이다. 일면 CLT라고 부른다. 국내에서 이 CLT를 활용 5층의 목조주택을 신축하는데 성공했다. 때문에 대경목을 비롯 중경목 나아가 소경목조차도 훌륭하게 용재로 사용할수 있는 시대이다.
산림청의 펠릿공장 설치 사업은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원목을 기계로 갈아 톱밥 형태로 만들어 펠릿을 만든다는 발상부터가 이미 산림청이기를 포기한것이다. 그후 펠릿 수요를 늘리기 위해 화목 보일러 보급 역시 문제가 심각하다.
더구나 이제와서 그 화목 보일러 때문에 산불 발생이 증가한다고 하니 웃을 것인가 울 것인가. 화목 보일러에서 나오는 재의 투기로 지난 2014년에 전체 산불의 1%를 차지했다고 산림청은 밝히고 있다. 이어 2023년에는 무려 7%로 증가했다고 한다. 이룰 어찌한단 말인가.
막대한 국민 세금이 휴지조각처럼 춤을 추고 있으니 개탄할수 밖에 없다. 산림청은 이제라도 산림 경영을 통해 발생된 원목은 반드시 용재로 사용할 것을 강력히 주문한다.
- 김종호
건국대 졸업(서울)
신문기자